사모펀드 1인당 판매액, 공모펀드의 38배…펀드 투자 양극화/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5년 사모펀드 규제가 대폭 완화된 이후 자산가용인 사모펀드의 개인 고객 1인당 판매 규모가 서민용 자산증식 수단으로 활용되는 공모펀드의 38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현재 사모펀드 개인투자자(계좌 수 기준)는 9만4000명이며 판매 잔액은 23조9000억원으로 1인당 판매액은 2억5000만원인 반면 공모펀드 개인투자자는 1290만명이며 판매 잔액은 85조7000만원으로 1인당 판매액이 665만원 정도였다.

 

사모펀드 개인 고객 1인당 판매액이 공모펀드의 38.2배 수준이다.

 

여기서 사모펀드는 49명 이하의 소수에게서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말하는 것으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헤지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인 PEF 두 가지가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개인투자자 1인당 판매 규모가 지난 2015년 말 9000만원 수준에서 2016년 말 1억원, 2017년 말 1억6000만원, 2108년 말 2억3000만원 등으로 지난해까지 증가세가 이어진데 반해 공모펀드의 경우에는 2015년 말 874만원에서 2016년 말 791만원, 2017년 말 661만, 2018년 말 633만원으로 계속 줄다가 지난해 소폭 늘었다.

 

이로써 사모펀드 개인투자자 1인당 판매 규모는 2015년 말 공모펀드의 9.9배 수준에서 지난해 말 38.2배로 급증했다.

 

이런 변화는 정부가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이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 진입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문턱을 낮추고 사모펀드 설립요건도 '사전등록'에서 '사후보고'로 변경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이후 사모 전문 운용사가 크게 늘어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커졌다. 사모펀드는 그 자체가 규제가 적고 자금 운용도 자유로운 편이어서 공모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점도 매력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 전체 판매액은 2015년 말 12조원에서 지난해 말 24조원 수준으로 약 2배로 커졌다. 이 기간 공모펀드 판매액이 100조원에서 86조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인 사모펀드가 자산가를 위한 금융상품이라면 공모펀드는 일반 서민의 자산증식과 노후생활 준비를 위한 상품이다.

 

이를 고려하면 사모펀드 못지않게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공모펀드 시장 침체의 원인과 대응 과제' 보고서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운용 역량 강화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려는 자산운용사의 자구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별도의 자문이나 권유 없이 단순판매 서비스만 영위하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하거나 저비용으로 자동화된 자문을 제공하는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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