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막의 장벽과 오스카의 오랜 전통을 딛고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이는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쓴 사례로 국내외 영화계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고 국가적으로도 위상과 자부심을 함께 챙기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건이었다.

 

이번 ‘기생충’ 사건은 국내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연일 관련주들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제작사와 투자처 등은 연일 폭등했고 소품으로 등장한 라면 수요 증가로 해당 제조사의 주가마저 관련주로 상승시켰다.

 

하지만 이런 화려함의 이면에는 도박판 같은 엇나간 모습이 있었다. 명확한 기준과 분석이 없이 특정 사건에 집착해 세력만을 쫓는 투기성 투자가 성행한 것이다.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종목조차도 ‘기생충’이란 단어와 연관 지으며 주가띄우기가 의심되는 상황도 나왔다.

 

이런 현상은 이미 연초부터 이어져 왔다.

 

미국·이란의 무력충돌부터 최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다가올 총선까지 일부 투기 세력이 인위적으로 이들 테마주 주가를 띄우며 시장을 한탕주의 도박판으로 변질 시켰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행위는 시장의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본질인 신뢰성마저 퇴색시켜 국내 증시의 투명성을 흐리고 시장의 안정성을 낮춰 결국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나아가 국내 경제의 침체까지도 야기 시킬 수 있다.

 

이에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는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국내 증권시장에서 138개 종목(주식워런트증권 제외)에 시장경보(특정 종목의 주가가 이상 급등할 때 투자 위험을 사전에 고지하기 위한 제도로, '투자주의→투자경고→투자위험' 등 3단계로 구분) 조치를 내렸다.

 

거래소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당시의 국제유가 관련주부터 코로나19 확산 여파 관련주와 이번 영화 ‘기생충’관련주,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 테마주까지 투자주의 등을 조치했고 일부 투기 세력이 인위적으로 이들 테마주 주가를 띄웠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도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개인적 노력도 요구된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밴드왜건 효과’라고 한다. 악대차가 지나가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즐거워하며 뒤따르는 것처럼 별 생각 없이 남의 행동을 따르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군중심리(편승)효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이슈에 맞춰 시장에 투자하고 이윤을 얻는 경제활동은 지극히 당연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투자방향만을 살피며 한 테마에 몰빵하고 대박나기만을 기도하는 투기성 자세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자신만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적정선의 분배적 투자로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자세가 관철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