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에 반기 든 캐나다·멕시코
USMCA 깨고 중국과 FTA 체결할까 촉각
G20 정상회담서 미중 무역협상 재개·무역분쟁 해소 목소리 높아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1년 넘는 재협상 끝에 미국과 새로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합의한 캐나다와 멕시코가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검토를 시작했다.

 

오는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USMCA 서명식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멕시코와 캐나다가 트럼프 행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응에 관심이 몰린다.

 

중국과 대립각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USMCA 협정문에서 ‘비시장경제국’과 FTA를 체결하지 못하도록 했다. 비시장경제국이 중국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주요 외신은 중국을 겨냥한 처사라고 해석했다.

 

USMCA 협정문에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비시장경제국과 FTA를 맺는 경우 ▲협상 시작 3개월 전까지 나머지 국가에 통보하고 ▲서명 30일 전까지 협정 전문을 밝혀야 하며 ▲나머지 양국은 6개월 이내에 USMCA에서 탈퇴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는 사실상의 ‘반(反)중국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과의 FTA 체결을 견제하는 조항이라는 것.

 

USMCA에 서명하기 전에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철폐가 협상의 우선순위로 남아있다고 말했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이 당초 제안한 내용은 더 엄격한 것이었다”며 “미국의 뜻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의욕을 나타낸 이유기도 하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과의 NAFTA 재협상으로 수출의 70~80%를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리스크가 발생한다며 지식재산권 침해나 과잉 보조금, 인권 문제 등을 안고 있는 중국과의 통상 관계 구축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캐나다와 중국은 지난 2016년 FTA 예비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하고 지난해 몇 차례 회동했지만 환경·노동 등의 문제로 대립하다가 올 들어 휴지기를 맞았다.

 

멕시코도 대중 FTA에 적극적이다. 12월 1일 취임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차기 정권의 헤수스 세아데 무역협상 차기 수석대표는 지난달 4년의 임기 중 중국과의 FTA 협상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트스(SCMP)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USMCA를 깨면서까지 중국과 FTA를 맺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G20 정상회의에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무역협상을 재개해 관세전쟁을 끝내고 세계 경제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면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미중 무역전쟁이 완화되지 않는 가운데 중국을 비시장경제로 분류해 경제적 고립을 꾀하는 미국, 각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선 중국의 힘겨루기 속에서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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