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5곳·해외 2곳 공장 폐쇄, 전 세계서 1만4000여명 감원
전기차·자율주행차에 투자 집중 계획 발표
장기화되는 미중 무역전쟁 대비하려는 움직임 지적도
트럼프, “중국 생산 중단하고 미국에 공장 신설해라” 압박

GM이 북미 5곳과 해외 2곳 공장을 폐쇄하고 전 세계에서 15%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사진은 폐쇄가 결정된 캐나다 온타리오의 오샤와 GM공장.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최대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5곳과 해외 2곳 공장을 폐쇄하고 전 세계에서 15%를 감원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26일(현지시간) GM은 이같은 내용을 밝히며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에 경영자원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을 우려한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GM은 캐나다를 포함해 북미 31곳 공장 가운데 본사가 있는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의 햄트램크 등 5개 공장을 내년 중에 폐쇄한다. 캐나다 온타리오의 오샤와 공장 등 3개 완성차 공장과 미국 내 2개 부품공장도 폐쇄되거나 임무가 전환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폐쇄한 한국 군산 공장 외에 내년 말까지 2개 공장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사무직의 4분의 1을 포함해 총 15%를 감원한다고 밝혀 전 세계에서 1만4000여명이 해고될 전망이다.

 

GM은 폐쇄 대상인 공장들이 북미에서 판매부진이 이어지는 세단을 주로 생산하고 있었다며 업무 프로세스를 바꿔 내년 말까지 60억 달러(약 6조7800억원)의 비용을 절감,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휘발유차 개발·생산 인원을 삭감하고 향후 2년간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개발 인력을 2배로 늘릴 것”이라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우리는 더 탄력적이고 수익성 높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구조조정 방안을 높이 평가하며 뉴욕증시에서 GM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말 이미 1만8000명에게 희망퇴직을 제안한 직후에 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자 시장에서는 GM이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 내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향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미리 감원을 단행해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심산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로 빠져나간 미 제조업 공장들의 국내 복귀를 촉구하는 등 자동차 산업 육성을 주장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GM을 비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라 CEO와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오하이오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라”며 “오랜 기간 공장을 폐쇄할 경우 당신(바라 CEO)이 문제에 휘말릴 것”이라고 압박했다.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도 GM의 결정은 수 천명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며 미국 노동자를 희생하며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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