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순자산보다 투자금 1.2조 많아…‘배보다 배꼽이 더 커’ 손실 커진다(종합)/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라임 펀드 순자산보다 투자금 1.2조 많아…‘배보다 배꼽이 더 커’ 손실 커진다(종합)/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2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2개 모(母)펀드에 대한 실사 후 자산 기준가격이 조정된 데 따라 지난 20일 기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262개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2조8142억원으로 설정액(4조345억원)보다 1조2203억원이나 적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또 다른 모펀드인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 실사 결과까지 나오면 투자 손실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 원금인 설정액보다 운용 결과에 따른 현 가치인 순자산이 1조2000억원 넘게 적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으로 최근 라임자산운용이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2개 모펀드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자산 기준가격 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라임자산운용 펀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산 기준가격 조정이 계속 진행 중이고, 특히 삼일회계법인의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가 다음 달 말쯤 나오면 투자손실이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은 24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자산 기준가격이 약 50%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라임자산운용 중간 검사결과 발표 당시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약속어음(P-note) 원금(5억달러)은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2개 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 손실과 연동되는 구조로, 이 펀드들에서 투자 손실이 2억달러 이상 나면 무역금융펀드는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1월 IIG는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 채권을 판매한 다단계 금융사기(폰지 사기)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등록 취소를 당했고 IIG 관련 펀드 자산은 동결 조치된것과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IIG 펀드 자산이 동결 조치된 것 등을 고려하면 무역금융펀드는 사실상 전액 손실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증권사들과 맺은 TRS(총수익스와프) 계약도 투자 손실 계산 시 고려 대상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 주면서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계약 종료 시 일반 투자자보다 우선순위로 자금을 청구할 권리가 있어 이들이 실제 자금을 먼저 회수해갈 경우 일반 투자자의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

 

라임자산운용이 4개 모펀드와 관련해 TRS 계약을 맺고 있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4곳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TRS 계약액(자펀드 포함)을 각각 6005억원, 1567억원, 98억원이라고 소개했다. KB증권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으나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4개 증권사의 TRS 금액을 모두 합하면 8670억원 규모라고 추정했다.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이 실현 가능한 환매·관리 계획을 수립해 이행할 수 있도록 감독할 계획이며 라임자산운용에 파견된 검사반은 환매 관련 절차가 안정될 때까지 상주할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합동 현장조사단을 구성해 다음 달 초부터는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의 무역금융펀드 관련 사기 혐의 등에 대해 사실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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