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밀리미터파로 진화해야 (1)
5G 네트워크 기반 VR 기술 통해 다양한 서비스 체험
실질적인 승자는 ‘5G’…버라이즌 투자비 수십 배 효과
한국 5G가입자 600만명 돌파, 비중 10% 돌파 예상
저주파 서비스 한계 극복 위해 고주파 대역 서비스 필요

한국을 시작으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개시한 지 1년여가 지났다. 현재 전 세계 20여 개 국 이상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5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5G는 전 세계에서 여전히 확산되고 있으며, 새로운 세그먼트와 산업에 스며들고 있다. 통신업계는 진정한 5G 세상을 열기 위해서는 ‘밀리미터파(mmWave)’ 기술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서울와이어는 퀄컴코리아와 함께 5G 이동통신의 현황 및 밀리미터파 도입의 효과 등을 살펴보고, 이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5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캔자스시티 치프스 데이미언 윌리엄스(맨 왼쪽)가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제54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후반전 중 터치다운을 하고 있다. 올해 슈퍼볼 대회는 5G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람객과 시청자들에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상징적인 이벤트로 기록됐다. 캔자스시티가 31-20으로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캔자스시티 치프스 데이미언 윌리엄스(맨 왼쪽)가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제54회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후반전 중 터치다운을 하고 있다. 올해 슈퍼볼 대회는 5G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람객과 시청자들에게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 상징적인 이벤트로 기록됐다. 캔자스시티가 31-20으로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4회 미국프로미식축구(NFL) 챔피언 결정전, 즉 ‘슈퍼볼’에서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31대 20으로 꺾고 50년 만에 슈퍼볼 승자의 자리에 우뚝 섰다.

매년 이맘 때 열리는 슈퍼볼은 미국이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대놓고 드러내는 자리다. 경기가 열리는 날 미국인들은 지인들과 함께 TV를 시청하면서 ‘슈퍼볼 파티’를 여는데, 3억3000만 명의 미국인 중 1억1000만 명이 이런다고 한다. 시청률은 평균 40~50%를 기록해 단일 스포츠 경기 시청률로 세계 1위다. 매출액도 당연히 세계 최고다. 올해 열린 슈퍼볼의 티켓 공식 가격은 일반석 4220달러(한화 약 504만원), 가장 비싼 스카이박스는 6만 달러(약 7170만원)였으며, 구매자 사이에 재판매된 입장권은 경기 직전 1000만원에 육박했다고 한다. 스포츠매체 ESPN은 슈퍼볼의 경제 효과가 6억 달러(약 717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버라이즌, 5G 활용 AR 기술 제공

경기에서는 캔자스시티가 이겼다. 하지만 2020 슈퍼볼의 진정한 승자는 따로 있다. 바로 ‘5G 이동통신 서비스’다. 미국의 거대 이동통신 서비스 회사인 버라이즌(Verizon)은 2019년 미국 전역의 13개 미식축구 경기장에 5G를 활용해 경기를 보다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올해 슈퍼볼에서 5G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관람객들은 경기장 내에서 스마트폰의 카메라와 증강현실(AR) 기술로 화장실이 어디인지, 매점이 어디이며 음식 주문에 얼마나 걸리는지, 주차장은 어디이며 어떻게 가야 하는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비추면, 선수들에 대한 정보 및 경기 내용은 물론이고, 즉각적인 경기 리플레이나 다양한 각도에서의 경기 내용 재생 및 원하는 앵글에서의 뷰를 줌인, 줌 아웃 하는 등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경험했다.

미국 IT전문매체의 칼랩 데니슨 기자는 기사를 통해 “멀티 앵글 재생의 경우 버라이즌 5G를 사용하면 여러 각도에서 게임을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보고 싶은 카메라 뷰를 선택하기 만하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확대 할 수 있다. 현재 이 경험은 슈퍼볼에만 국한되어 있지만 가정에까지 들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버라이즌에 따르면, 슈퍼볼 관람객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소비한 데이터양은 무려 21.5TB(테라바이트)였다. 6000개 이상의 장편 영화를 스트리밍 할 수 있는 규모로, 2019년 20.5TB, 2018년 18.8TB, 2017년에는 11.0TB를 압도한다. 지난 기간보다 참석자 수는 줄었지만 데이터는 더 많이 사용했다.

버라이즌은 이번 서비스를 위해 2년여 전부터 마이애미에 지휘 센터를 설치하고 도시 주요 지역과 하드록 스타디움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경기장 주변 호텔과 관광 지역, 경기장 및 경기장 주차장은 5G로 연결됐다. 이를 위해 버라이즌은 약 80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슈퍼볼을 통해 수십 배에 달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퍼볼의 사례는 5G가 열어갈 미래의 서막에 불과하다. 시간이 갈수록 5G에서 비롯된 생활의 변화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 가입자 늘고 있지만 5G 효과 미비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 한 한국에서도 가입자는 순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를 보면, 올해 3월 말 현재 588만1177명으로, 전체 가입자(6915만4363명)의 8.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입자 증가 추세로 보면 4월말에 600만 명을 넘어, 10% 비중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설치한 5G 기지국 수도 상용화 당시 3만6000개에서 올해 2월 말 기준 약 11만 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커버리지를 착실히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5G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 아니, 슈퍼볼과 같은 상징적인 이벤트를 한국에서는 왜 보여주지 못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국내 5G의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서는 5G 활성화를 제약하는 다양한 문제를 지적했는데, 그중 하나가 주파수 자원의 제한이었다.

정부는 공공자원인 주파수를 공개입찰방식으로 통신사들에게 할당한다. 5G의 경우 현재 대부분의 무선 통신에서 사용하는 6GHz 이하의 Sub-6 대역뿐만 아니라, 지금까지는 이동통신에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져 왔던 24GHz 이상의 고주파수 대역, 즉 밀리미터파(mmWave) 대역까지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동통신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주파수가 빠르다고 될 일이 아니다. 최고 시속 300km를 넘는 슈퍼카를 타고 있어도 왕복 2차선 시내도로에서는 제한속도 50km 이상 달릴 수 없다. 슈퍼카의 스피드를 체험하려면 독일의 아우토반 처럼 왕복 6차선 이상의 속도 무제한인 고속도로가 있어야 한다. 주파수도 폭이 넓으면 음성·동영상·텍스트 등 데이터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용량이 늘어나고,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

5G가 고주파수 대역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고주파 전파는 저주파보다 훨씬 넓은 대역폭(광대역)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송할 수 있다. 반면 고주파수는 파장이 짧아 저주파수에 비해 전달거리가 짧아 넓은 커버리지를 제공하지는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주파수는 대역이 낮을수록 적은 수의 기지국으로 넓은 반경에 서비스할 수 있다.

또한 고주파인 밀리미터파는 경로 손실이 크고 밀집한 물체와 같은 장애물의 영향을 받기 쉽고, 밀리미터파의 전력 및 안테나 요구 사항을 모바일에 적용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국가별 5G 상용화 기술 도입 현황. 사진=퀄컴코리아 제공
국가별 5G 상용화 기술 도입 현황. 사진=퀄컴코리아 제공

▷올 하반기 밀리미터파 투자 진행 예상

정부는 5G용으로 3.5GHz 280MHz폭과 28GHz 2400MHz폭을 이통사들에게 할당했는데, 현재 이통 3사는 3.5GHz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폰들도 모두 6GHz 이하 대역만을 지원하는 5G Sub-6 스마트폰이다. 위에서 언급한 데로 고주파수 대역을 적용하려면 필요한 기지국 수가 저주파수에 비해 월등이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투자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저주파대역의 5G망을 깔아 인프라 저변을 마련한 뒤 고주파 밀리미터파로 진화시킬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28GHz에 대한 이통사들의 투자는 올해 하반기 또는 2021년 상반기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진정한 5G 서비스를 고객이 경험하고, 산업계에서도 활용도를 높이려면 밀리미터파 기술의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의 사례를 많은 국가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만큼 밀리미터파 기술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퀄컴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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