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6월 화웨이와 라이선스 분쟁 타결 앞서 5G칩 판매 신청

내년 화웨이 주력폰 P50·메이트50에 스냅드래곤 칩 탑재 예고
앞서 인텔·마이크론테크·자일링스 등 화웨이와 거래 허가받아

“화웨이, 삼성전자·미디어텍과 1억2000만대 칩 생산 협의 중”

화웨이 CEO “메이트40 스마트폰이 독자칩 마지막 사용” 밝혀

퀄컴이 화웨이 스마트폰용 5G 스마트폰 칩셋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정부에 판매 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이 화웨이 스마트폰용 5G 스마트폰 칩셋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정부에 판매 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와이어 이재구 기자] 퀄컴이 화웨이에 스마트폰칩셋을 판매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앞서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퀄컴의 요청도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렇게 되면 내년 화웨이 P50과 메이트50스마트폰에는 스냅드래곤 칩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보도는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그룹 최고그룹(CEO)가 지난 7일 현재 상황에서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더 이상 칩을 만들 수 없으며 곧 출시될 화웨이 주력폰 메이트40이 기린칩에 의해 구동되는 마지막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보도에 이어 나왔다.

지난 5월15일 미국 상무부 발표와 함께 시행된 미국 정부의 새로운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에 따르면 미국 원산 기술(반도체 장비와 반도체설계SW)을 이용해 칩을 만드는 외국 제조사는 화웨이에 판매하기 전에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이에따라 하이실리콘은 기린칩을 설계해도 생산할 업체가 없게 됐다. 기존 TSMC와의 거래도 종료됐다.

이에따라 화웨이는 다른 업체로부터 스마트폰 칩을 살 수 밖에 없고 퀄컴은 다른 업체보다 먼저 개입하고 싶어한다. 퀄컴은 미국행정부가 중국업체들의 미국핵심부품을 막는다 하더라도 다른 나라로부터 필수부품을 얻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며 기회비용은 수십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 SMIC는 이미 화웨이 스마트폰용 중급 기린 710A칩셋을 만들었다. 대만 미디어텍과도 1억2000만대에 해당하는 칩 생산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역시 화웨이에 칩을 공급할 수 있는 또 다른 외국 경쟁사다.

퀄컴은 이러한 상황이 5G 칩셋 시장 점유율을 중국 및 다른 국가들에게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 초 하이실리콘은 퀄컴을 제치고 중국 1위 칩 공급사로 올라섰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교역 블랙리스트(엔터티 리스트)에 오른 후 자국에 대한 판매 집중도를 높이며 시장점유율을 급격히 높여 가고 있다.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급상승은 퀄컴칩을 사용하고 있는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시장점유율의 감소를 의미한다.

퀄컴은 지난 7일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그룹 CEO가 밝힌 대로 화웨이가 더 이상 자체 칩을 만들지 않는 상황에서 퀄컴이 화웨이에 칩을 판매하지 못하면 화웨이 시장 점유율 증가율만큼의 칩셋이 퀄컴의 경쟁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는 이 때문에 퀄컴이 미국정부에 로비해 화웨이에 5G 기반 스마트폰 칩셋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로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이 칩셋 시장 가치가 연간 80억달러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기술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기에 이는 퀄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허가를 받으면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신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 퀄컴은 화웨이에 대한 칩셋 판매 허가가 거부되더라도 화웨이가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 즉 삼성전자나 대만 미디어텍 등으로부터 부품을 구할 수 있어 미행정부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로비는 퀄컴이 화웨이와의 오랜 특허권 분쟁을 해결한 것과도 맞물려 있다. 지난달 타결된 이 협정에 따라 화웨이는 18억 달러를 지불하고 과거 라이선스 비용을 청산하기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다년간의 라이선스 계약을 이어가기로 됐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르기 전까지만 해도 퀄컴의 상당한 고객이었지만 현재는 무시해도 좋을 만큼 쪼그라들었다.  한편 앞서 보도에 따르면 퀄컴의 요구는 받아들여질 것으로 보인다.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자일링스 등 일부 기업은 이미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한편 미국 관리들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의 연계와 관련해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보기 때문에 화웨이에 제한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1년 넘게 주장해 왔다.

삼성전자는 언급을 피했다. 미디어텍은 특정 고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5G 기술에 대한 투자로 인해 전 세계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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