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중 무역전쟁 영향을 받은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애플이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애플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약 8% 하락하면서 리스크 회피에 나선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 매수에 나서 일본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당초 전망보다 부진했다며 840억 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치였던 890억~930억 달러보다 5~10% 떨어진 수치로 애널리스트 전망치 910억 달러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애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16년 3분기 이래 처음으로 9분기 만에 전년 동기 실적을 밑돌았다.

 

쿡 CEO는 애플의 매출 급감 원인으로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여파를 꼽았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제품 매출이 예상을 밑돌았다는 것.

 

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주요 신흥 시장에서 몇몇 과제에 직면할 것은 예상했지만 중화권 경기가 이렇게 크게 감속할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며 “중국의 경제 환경은 미국과의 무역 갈등 고조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실적 전망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던 애플이 전망치를 하향조정하자 중국 경제 둔화가 현실화됐다며 리스크 회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경제 감속으로 글로벌 경제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강해지고 있다며 외환시장에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엔화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3일 일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8.88엔에 거래를 시작한 엔화환율은 애플의 실적전망 하향조정 발표 후 한때 104엔대까지 급락하면서 가파른 하강곡선을 그렸다. 이후 달러를 되사들이는 움직임이 나타나며 전 거래일 대비 1.96엔(1.80%) 하락한 달러당 106.92엔 수준을 회복했다.

 

엔화환율이 달러당 106엔대까지 떨어진 것은 지난해 4월 이래 처음으로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애플 쇼크를 계기로 기술주 하락이 전망된다며 당분간 107엔대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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