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시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와 사퇴의사를 밝혔다. 사진=이태구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서울시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와 사퇴의사를 밝혔다. 사진=이태구 기자

[서울와이어 강동원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최근 불거진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했다. 또한 홍 회장은 이날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남양유업 경영진의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필할 전망이다.

남양유업 창업주인 고(故)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77년 남양유업 이사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1990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03년에 회장직에 취임했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발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동물·임상 시험이 진행된 실험결과가 아니다”며 식품광고표시법위반으로 고발당하고,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역풍을 맞았다.

이날 홍 회장의 사퇴 발표로 현재 남양유업의 회장과 대표이사 자리는 공석이 됐다. 앞서 지난 3일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 역시 ‘불가리스 사태’로 논란이 불거지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남양유업은 차기 경영진을 선출하기 위한 이사회 소집 및 조직 재구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남양유업 관계자는 “차기 대표이사 선출 등 경영진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당분간 그의 영향력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 회장이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남양유업 지분은 계속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남양유업의 최대 지분 보유자는 홍 회장으로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부인인 이운경씨가 0.89%, 동생인 홍명식씨가 0.45% 등 홍 회장 일가가 53.08%를 보유했다. 홍 회장이 사퇴했음에도 남양유업의 주요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다.

또한 홍 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남양유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남양유업은 지난 3월 ESG 추진 위원회를 신설하며 사회 공헌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의 ESG 추진 위원회는 ‘친환경 Green 경영’이라는 비전 수립을 통해 환경부의 탈 플라스틱 대책에 발맞춘 중장기적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환경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친환경 용기 사용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2025년까지 플라스틱 배출량을 2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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