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FOMC, 언급 없었으나 점도표서 이르면 2022년 금리인상 시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연준은 17일(현지시간) 6월 FOMC 결과를 공개했다. 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됐으나, 점도표가 공개되면서 조만간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졌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연준은 17일(현지시간) 6월 FOMC 결과를 공개했다. 금리는 시장의 예상대로 동결됐으나, 점도표가 공개되면서 조만간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졌다. 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식적으로 금리인상을 발표한 것은 아니나, 점도표가 수정됐다. 빠르면 내년께부터 금리인상 사이클이 돌아갈 개연성이 있다.

백신으로 인한 경제 회복세가 세계적으로 차츰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 금리인상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다. 단기적인 등락은 나올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은 폭락세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0~0.25%)를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시장의 예상을 넘어, 충격을 준 것은 점도표다. 연준은 지난 3월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를 시사했다. 6월에는 2023년 점도표 중간값을 0.6%로 대폭 상향조정됐다. 중간값이 0.6%라는 건 두번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13명의 연준 위원이 2023년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5명은 1%를 넘어서는 기준금리 수준을 예상했다. 7명은 2022년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금리인상을 위해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시작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에 만연했다.

이에 이날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1.04%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 불안심리가 만연하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높고 지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이제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도표는 미래 금리 동향에 대해 좋은 전망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뉴욕증시의 폭락세가 일부 진정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의 발언은 미국 증시의 낙폭 축소 트리거가 됐다고 본다”며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시행 이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호를 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일단 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앞으로 경기와 유동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하건영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인플레 지속 가능성을 열어뒀을뿐 아니라 정책 정상화 경로까지 앞당겼다”며 “잠잠했던 인플레 경계감을 자극해 유동성 환경에 대한 평가가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조정되는 과정서 자산가격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여전히 테이퍼링 등 실제 통화정책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시차가 있기 때문에 시중의 유동성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백신 보급에 따른 펀더멘털 개선세가 보이기 때문에 자산가격의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며 “2013년 테이퍼링 텐트럼, 2015~2016년 신흥국 불안 재연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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