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이어 '킹메이커'로 돌아온 변성현 감독
코로나, OTT행 불사하고 2년여 끝에 극장 개봉
'불한당' 제작촬영때 이미 '킹메이커' 작업 약속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영화 `킹메이커`가 지난달 26일 호평 속 개봉 후 설 연휴 동안 한국 영화 중 좌석 판매율 1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킹메이커`는 1960~1970년대 극적인 선거 과정에서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선거 참모 엄창록을 모티브로 흥미로운 소재에 영화적 상상력을 기초해 완성된 웰메이드 작품이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출자 변성현 감독은 "2년 전부터 몇 번의 개봉 시기를 잡았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에 맞물려 미뤄지면서 무산되고, 심지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야기도 나와 심각하게 논의도 했다"고 개봉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그는 "관객이 적더라도 극장에서 작품을 관람하길 바랐기에 오랜 기다림 끝에 극장 개봉을 했다"며 "어렵게 개봉한 만큼 많은 관객이 즐겁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화 '킹메이커' 스페셜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스페셜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2017년 개봉한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이전 변 감독의 전작 영화 `나의 PS 파트너`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다. 전작에서 뿌리내린 영향으로 쉽사리 누아르 장르인 ‘불한당’ 제작을 망설이던 중 그는 우연히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접했다. ‘불한당’을 제작한 같은 시기 `킹메이커`의 대본을 집필한 변 감독은 배우 설경구와 함께 작업하며 이미 설경구를 ‘킹메이커’의 `김운범` 역으로 낙점해뒀다.

"‘나의 PS 파트너’ 이후 `킹메이커` 대본 집필을 먼저 끝냈고 `불한당`보다 마음에 들었었어요. ‘불한당’보다 먼저 촬영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죠. (설)경구 선배님이 제작발표회나 여러 매체에서 역할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셨고 `창대` 역에 관해 관심을 가지셨다는 걸 말씀하셨어요. `창대`는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김운범`은 `서창대`에게 대상화가 되는 인물이기도 하고, 쉽게 밋밋해질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 밋밋함을 입체감 살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대한민국에 몇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중 저와 인연이 있는 한 분이었고 꼭 맡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에 강력하게 고집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영화 '킹메이커'에서 극중 '김운범'을 연기한 배우 설경구의 2차 캐릭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에서 극중 '김운범'을 연기한 배우 설경구의 2차 캐릭터 포스터.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불한당` 주연인 배우 설경구부터 제작진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변 감독의 후속작에 참여했다. 영상 분야 특성상 한 작품이 끝나면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기에 이렇게 제작진이 다시 모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불한당` 작업을 하며 똘똘 뭉쳤고 끈끈함으로 서로가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했다. 변 감독이 미리 대본 집필을 완성한 것도 한몫했다. 그는 `불한당` 작업을 하면서도 후속작인 `킹메이커`에 관한 구상과 의견을 나누었다. `불한당` 제작이 끝났을 즈음엔 `킹메이커` 작업의 약속을 마친 상태였다.

"`불한당`의 흥행 결과와 상관없이 작업 과정이 너무 즐거웠어요. `불한당` 3분의 2 분량을 촬영했을 즈음 제작진도 `킹메이커` 대본을 읽고 `이 배우는 어떠냐`, `저 배우는 어떠냐`며 캐스팅에 관한 추천을 할 정도였죠. ‘불한당’이 끝나고 난 후 모두의 일정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 굉장히 고맙게도 다음 작업까지 기다려주셨습니다. 특히 한아름 미술감독님의 경우 주변에서 굉장히 작품 제의가 많이 오고 심지어 블록버스터 작품에서의 제의도 왔었지만 그걸 모두 거절하고 거의 1년 동안 기다려주셨어요. 너무 감사하죠.“

영화 '킹메이커' 연출자 변성현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영화 '킹메이커' 연출자 변성현 감독.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변 감독은 ‘킹메이커’의 촬영을 마치고 최대한 빨리 개봉하고 싶었다. 어쩔 수 없이 시기가 미뤄지며 어떤 이도 예상하지 못했던 시기에 개봉하게 됐다. 정치, 선거전략, 당파싸움, 대통령 후보의 행보. 이 요소들만 놓고 보면 틈새 없이 대선정국을 노리고 개봉한 작품 같지만 ‘킹메이커’는 ‘사람 이야기’를 그렸다. 변 감독도 이에 대한 의견을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개봉하게 된 건 저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에요. 이전에도 총선이 있을 때 개봉할 뻔해서 제가 ‘지금 개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치적으로 비치지 않길 바란다’고 의견을 낸 적이 있어요. 대선에 어떤 영향력을 끼치거나 진영을 편들기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영향을 시사하지 않길 바랍니다.“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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