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일코넬대 연구진 동물실험 성공
"남성들 출산 계획 세우는데 도움 될 것"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1회 복용으로 3시간 동안 정자 활동을 멈추는 남성 피임약이 개발됐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요헨 벅 미국 웨일코넬의과대 약리학과 교수 연구진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약물로 필요할 때 정자 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한다는 게 핵심이다. 정자 활동을 막는 세포 경로를 발견한 것으로, 호르몬에 영향을 주지 않는 남성 피임약 탄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을 통해 정자가 몇시간 동안 기절 상태를 유지해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장점은 여성 피임약과 달리 호르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결핍 부작용 등을 일으키지 않는다.
정자 운동을 조절하는 스위치는 수용성 '아데닐릴 사이클레이즈(adenylyl cyclase)'으로 불리는 세포 신호 전달 단백질인데 세포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약물로 이를 억제하거나 차단해 정자의 움직임을 막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개발한 약(TDI-11861)을 쥐에 투약해 짝짓기 전, 짝짓기 중, 짝짓기 후 정자 움직임을 확인했다. 약효는 약 3시간 동안 지속됐으며 24시간이 지나자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
연구진 중 한명인 뉴욕 웨일코넬 의학대의 멜라니 발바흐 박사는 "쉽게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피임약으로서 일상에서 사용하기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남성들도 출산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약물이 성병을 예방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능한 콘돔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