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사진=JW그룹 제공
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사진=JW그룹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30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JW그룹에 따르면 이 명예회장은 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 중 전날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

고인은 광복둥이 기업으로 탄생한 JW중외제약에서 '제약구세(製藥救世)'의 일념으로 필수의약품부터 혁신신약까지 '약 다운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제약보국(製藥保國)' 실현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명예회장은 조선중외제약소(JW중외제약 전신)를 창립한 이기석 창업주의 차남으로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났다. 1966년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리지노마이신은 국내에서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으며, 경영위기로 어렵던 회사의 기틀을 다지고, 국내 제약산업을 한 단계 진보시키는 역할을 했다. 

1970년대 초반에는 기초원료 합성과 생산을 위한 연구에 집중, 국내 최초 소화성궤양 치료제 '아루사루민', 진통·해열제 '맥시펜', 빈혈치료제 '훼럼', 종합비타민 '원어데이' 등 신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갔다. 

1992년에는 오늘날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합작 바이오벤처인 C&C신약연구소(현 JW중외제약 지분 100%)를 일본 주가이제약과 50:50 지분 투자를 통해 설립했다. 이 명예회장은 설립 당시 "대한민국의 인재와 일본의 신약개발 노하우를 합쳐 제대로 된 신약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를 밝혔다. 

2000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연구소인 JW 세리악(Theriac, 현재 미국 보스턴 소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발판삼아 2001년에는 국내 최초의 임상3상 신약 1호인 항생제 '큐록신' 허가를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2011년에는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하고, 이사장으로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섰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은 보건의료분야 학술연구와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공익법인으로, 지역사회 대상 봉사활동과 기초과학자 주거비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다. 

장례는 JW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조문은 5월1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발인은 5월3일 오전 7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이다. 

JW그룹은 "평소 소탈하게 살아온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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