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약세·미중 무역분쟁에 대미 무역흑자 전년 대비 16.2% 감소
대미 무역 부진·내수 침체로 신차 판매대수 급감
28년 만에 신차 판매대수 전년 실적 밑돌아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중국의 지난해 무역흑자 규모가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의 추가관세 발동으로 대미 무역이 부진한 데다 EU와 일본 등 주요 교역국 수출도 줄어들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 역시 약세를 보이며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28년 만에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시장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14일 중국 세관총서는 지난해 무역흑자가 3517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수입은 15.8% 증가한 반면 수출은 9.9% 증가에 그쳐 5년 만에 가장 적었다.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총액은 4조62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늘면서 무역흑자는 16.2% 감소한 3517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12월 단일월로 보면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 8% 감소한 2212억 달러, 1641억 달러로 2016년 10월 이래 2년 2개월 만에 전년 동월 실적을 밑돌았다.

 

지난해 중국의 통화 약세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추가관세가 부과되면서 대미 무역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 줄어든 402억 달러, 수입은 104억 달러로 36%나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대미 무역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3월 이래 9개월 만에, 수입은 4개월 연속으로 전년 실적을 밑돌며 통계가 시작된 1993년 1월 이래 최대의 수입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함께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 교역 상대국 수출 역시 전년 동월 수준을 밑돌았다. 신문은 홍콩 수출이 26% 줄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홍콩을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이 많은 만큼 홍콩에 대한 수출 부진은 미국의 추가관세 타격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와 고용 불안으로 개인소비가 줄어들며 내수 시장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불투명한 경기 전망이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28년 만에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실적을 밑돌았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해 신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2808만600대였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승용차 판매는 2371만대로 4.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회 측은 “자동차 취득세 인하가 2017년 말 종료된 데다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우려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올해도 전년 수준의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신차 판매대수는 세계 2위인 미국의 1.6배 규모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강세가 끝나고 미국 시장의 신차 판매대수 역시 올해 1700만대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메이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