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남북 대화→북·미간 비핵화 대화 연결 기대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방북을 공식 초청하면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주요 외신은 남북대화 전 북미 대화가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방북을 공식 초청하면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주요 외신은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고 보도했다.


18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제안한 정상회담에 대해 “양측이 적절한 환경을 만든 후 회담 실현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검토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평창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많은 기대가 있다고 들었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며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내외 언론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선행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조건 정비 필요성을 거듭 시사했다고 전하며 북·미간 대화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과 북한의 북·미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통 인식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발언을 전하며 문 대통령이 남북 대화가 북·미간 비핵화 대화로 이어지길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NN은 미국이 최근 들어 한국과 북한의 분위기에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면서 대북관계 개선을 내세우던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이뤄내면 외교 면에서 득점을 얻겠지만 미국과의 불협화음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 단일팀 구성 등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선이 우세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관계 개선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 CBS 방송에서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하기 위해 어떤 당근을 줄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당근을 쓰지 않고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며 대북 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내게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북한은) 좀처럼 보기 힘든 악(惡)”이라고 비난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세제개혁 행사 연설에서 “미국은 북한이 위협을 멈추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 북한 독재정권에 대한 최대 압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압박과 관여(회유)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북한 역시 미국의 입장을 탐색하는 눈치다.


미국이 강경하게 나오자 북한도 대화를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논평에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는다”며 “시간이 갈수록 급해지는 것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북미 중재를 위해 청와대가 대북특사를 파견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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