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민 기자
서동민 기자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아프리카TV가 올해 3분기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플랫폼 ‘숲(SOOP)’을 출시하고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향후 국내 서비스명도 아프리카TV에서 숲으로 변경하고 BI,UI 등 서비스 전반적인 부분을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TV는 그간 변화에 소극적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굳이 뭘 바꾸지 않아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트위치와 아프리카TV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52%와 45%로, 사실상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트위치를 제외하고 아프리카TV를 위협할 다른 경쟁자는 없었다. 

그러나 트위치가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트위치가 떠날 자리에 네이버 치지직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트위치의 월간이용자수(MAU)는 216만명, 아프리카TV의 MAU는 189만명, 치지직의 MAU는 99만명이다. 치지직은 아직 정식 버전을 내놓지도 않았는데도 상승세가 매섭다. 이대로라면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이 양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운영에 따라 치지직이 아프리카TV를 추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아프리카TV는 선정성과 유해성 논란에 자유롭지 못했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는 하루에 수천만원을 결제할 수 있는 별풍선 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여론이 악화되자 아프리카TV는 별풍선 1일 한도를 100만원으로 제한하는 한편, 2020년부터는 코스닥 상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그러나  아프리카TV가 기대한 것보다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선정성과 별풍선 문제는 아프리카TV를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아프리카TV가 숲으로 탈바꿈한다는 소식은 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일이다. 마침 타이밍도 딱 맞아떨어진다. 아프리카TV의 부정적인 이미지에 거부감을 느꼈던 트위치 시청자들이 향후 숲을 통해 상당수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의 사업 철수와 치지직의 급부상은 아프리카TV에게 위협이자 커다란 기회다. 

다만 일부 시청자들은 “겉만 바뀌고 속은 그대로 아니겠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아프리카TV의 숙제다. 이왕 바꿀 거면 완전히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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