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착공현장 등 힘입어 실적 개선, 외형 성장 지속
PF 대출규모도 크지 않아… 연내 만기 대출은 '우려'
유동성 문제 해결 필수… "우려와 달리 큰 문제 없어"

KCC건설이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분양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전망이다. 사진=KCC건설 제공
KCC건설이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분양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전망이다. 사진=KCC건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건설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바탕으로 KCC건설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실적개선에도 성공했으나 유동성 우려와 미분양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해 개별 기준 영업이익이 18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8% 늘어난 1조9096억원, 당기순이익은 133.2% 증가한 104억원으로 집계됐다.

KCC건설은 원가 부담이 큰 기존 현장의 준공과 공사비 상승이 반영된 신규 착공 현장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류센터와 오피스 등 건축부문 중심의 매출과 수주잔고 확대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KCC건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건축 부문 매출은 1조2808억원으로 전체의 86.5%를 차지했다. 공사잔고도 4조9302억원으로 지난 3년간 평균 매출액의 3배 수준에 달하는 만큼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KCC건설의 PF 대출잔액은 5778억원으로 다른 건설사에 비해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다. 다만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이 많은 점은 우려 요소로 꼽힌다. ▲영광대마산업단지 채무인수 보증(232억원) ▲대흥2구역 재개발 보증 (19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도 955억원에 달하며 다음 달 4월26일 만기가 도래하는 예상 사채도 500억원에 달한다. 단기금융상품(2080억원)을 보유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472억원)에 비해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CC건설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후분양 사업장을 제외한 진행 사업장 사업장 분양률은 약 73%로 과거에 비해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구 포레스트 스위첸 등 일부 주택 현장이 미분양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 상태다.

KCC건설은 시장 우려와 달리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매출 대비 PF 잔액 규모가 크지 않아 PF 부실 우려가 적고 대구 등 지방의 경우 고전하는 사업장도 준공될 때까지 판매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해 위기로 거론될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하락한 것은 어느정도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KCC건설의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2’에서 ‘A2-’로 하향 조정했다.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외부차입이 늘고 재무융통성이 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건축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공사대금 회수기일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분양실적이 부진한 주택 도급현장의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됐다”며 “상대적으로 매출 채권 부담이 큰 공정 후반부의 주택사업장 비중이 증가해 미청구공사를 포함한 매출채권 규모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원가관리를 못해 심각한 재무균열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낸 만큼 KCC건설의 전망은 꽤 밝다. 만약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고 유동성까지 확보한다면 시장의 우려를 금새 잠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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