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스타·에어인천·에어프레미아 인수 최종후보
1조5000억원 이상 자금 부담될 전망, 리스크 감수 필수
LCC간 치열한 경쟁 예상… "항공산업 새롭게 변화할 것"
제주항공·티웨이항공 등 수혜 기대… "선택지 확대 예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저비용항공사(LCC)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저비용항공사(LCC)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메가캐리어’ 탄생이 임박했다. 합병 움직임에 따라 대형항공사(FSC)는 물론 저비용항공사(LCC)까지 항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LCC들에게는 또 다른 도약이 발판이 마련됐다. 아직 합병을 잠당할 수는 없는 상황속에서 항공업계의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세계적인 항공사가 탄생하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분주한 움직임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와의 합병 이후 통합 LCC 출범을 예고했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주인이 누구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큰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치열한 화물사업 인수 경쟁, '성장발판' 노린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주관사인 UBS는 지난달 28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예비입찰을 진행한 결과 제주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줄했다.

당초 인수 후보군으로 예상됐던 티웨이항공, 에어로케이는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UBS가 인천국제공항에 취항하고 운항증명(AOC)을 보유한 자로 입찰 조건을 제한하면서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에어로케이도 본입찰에는 참여할 것으로 유력했지만 아직까지 움직임은 없다.

인수 후보군 LCC 4곳 중 인수에 성공하는 항공사는 곧바로 국내 항공화물 2위에 오른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현재 자체 화물기 8대와 리스 3대를 포함해 총 11대의 화물기를 보유했다. 연평균 국내외 화물 수송량은 75만톤가량으로 지난해 매출만 1조6071억원에 달한다.

현재 인수 후보로 올라간 LCC는 각사 최대주주의 자금력을 활용하거나 전략적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나서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제주항공은 애경그룹 소속이며, 다른 LCC는 VIG파트너스(이스타항공), JC파트너스(에어프레미아), 소시어스(에어인천) 등 사모펀드를 최대주주로 둔 상태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예상 인수 금액을 5000억~7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싼 가격은 아닌 만큼 부담 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1조원에 육박하는 부채도 떠안아야해 사실상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쉽게 수익을 보장하기는 힘들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000억원, 700억원이다. 대형 여객기에 화물을 실어 나르는 ‘벨리 카고’ 수익까지 화물사업부 손익에 반영돼 실제 벌어들일 수익은 이보다 낮을 걸로 예상된다.

화물기 대부분이 25년 이상 노후 기체인 점도 기업가치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항공 화물사업이 둔화세를 보이는 상황도 인수 기업으로서는 부담이다. 대부분 LCC의 장거리 운항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메가캐리어 탄생 이후 어떤 항공사가 수혜를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메가캐리어 탄생 이후 어떤 항공사가 수혜를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티웨이항공 제공

◆수혜 항공사 관심 집중… LCC '왕좌' 궁금증 증폭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누가 인수할지 관심이 쏠리는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어떤 LCC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LCC간 긴장감이 앞으로 더 고조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이후 통합 LCC 출범을 예고했다.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합하는 것이 목표다.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지분을 먼저 인수한 뒤 인력과 장비를 통합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통합 LCC 규모는 현 아시아나항공 수준에 근접한다. 진에어 27대와 에어부산 21대, 에어서울 6대를 합칠 경우 총 54대의 기재를 운영할 수 있다. 이는 현 아시아나항공의 68대(지난해 3분기 기준) 수준과 비슷하다. 제주항공 42대, 티웨이항공 30대와도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새로운 LCC가 출범하면서 업체간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고 항공산업의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LCC가 어떤 전략을 펼쳐 경쟁력 강화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LCC 1위인 제주항공은 왕좌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화물사업 확대를 추진한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차지할 경우 연 평균 매출이 1조원 이상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화물사업 확보에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다. 현재 인수전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티웨이항공은 합병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EU가 제시한 조건 중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4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을 이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당 노선의 운항 횟수는 주 23회로 파리 7회, 프랑크푸르트 7회, 로마 5회, 바르셀로나 4회 등이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노선을 넘겨받는다. 빠르면 올 6월부터 해당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운항 가능한 여객기를 임대받고, 운항 승무원은 파견 받을 계획이다. 유럽 노선 이관으로 티웨이항공이 누릴 수 있는 매출 특수는 연간 4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메가캐리어’ 탄생이 가시화되는 만큼 업계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해 보인다. LCC가 여러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예기치 못한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며 “중·단거리 여행을 주로 선택했지만 상황에 따라 장거리 노선으로 LCC의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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