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에 AI 강화한 AICT Company 선언
대규모 인재 확보 및 글로벌 파트너십 모색

MWC 2024 전시관에서 폐막 세리머니를 하는 KT 직원들(사진=KT)
MWC 2024 전시관에서 폐막 세리머니를 하는 KT 직원들(사진=KT)

이동통신 3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지목하고 앞다투어 역량 키우기에 나섰다. 가입자 수가 정체되고 정부의 규제까지 겹치면서 무선통신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0년까지만 해도 5조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이후 10년 넘게 산업평균에 못미치는 성장을 보여왔다. 위기에 몰린 통신사들은 올해 AI 신사업으로 난관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편집자 주>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KT는 구현모 전 대표 시절부터 통신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으로 다각화해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구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디지코 전략도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으나 이는 기우였다. 후임 자리에 앉은 김영섭 대표는 AICT Company가 되겠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AICT Company는 ICT에 AI를 접목한 개념으로, 디지코 전략을 확대 계승했다. 디지코보다 AI에 좀 더 힘을 준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전사 차원 AI 대전환…인재 채용 및 AI 리터러시 강화

김 대표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4에서 KT 혁신 비전인 ‘AICT Company’ 전환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제 KT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 수립부터 최적의 솔루션 제공 및 효율적인 운영관리까지 제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로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AI 및 디지털 분야 전문인력을 최대 1000명 수준으로 영입하고, 내부 교육 강화와 AI 내재화를 통해  KT의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사  IT 기본역량 향상을 위한 ‘AX 디그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국내 대학과 협업해 인재를 직접 육성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KT의 성장을 위해 AI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자체 초거대 AI ‘믿:음’과 오픈AI의 GPT, 메타의 라마 등을 함께 활용하는 ‘멀티 LLM’ 전략 기반의 내부업무 혁신 플랫폼 ‘Gen.AIDU(이하 젠아이두)’를 개발하고 전사에 적용한다. 젠아이두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API를 직접 개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업무편의성을 높이고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내부의 방대한 상품과 서비스, 업무 지식을 AI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생성형 AI 지식응대 서비스인 ‘제니’를 공개해 업무에 활용하도록 했다.

김영섭 KT 대표가   ‘AICT 서비스 회사’로의 KT 혁신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했다.(사진=KT)
김영섭 KT 대표가   ‘AICT 서비스 회사’로의 KT 혁신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했다.(사진=KT)

◆글로벌 파트너십 소통 행보…M360 서울 개최

KT는 올해 MWC 2024 전시에서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 KT’를 주제로 차세대 네트워크 및 AI 기술을 선보였다. 미래 교통수단인 UAM을 위한 항공 통신망 구축 기술과 양자암호, 전력절감 등 미래 네트워크 기술을 선보였고,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용된 AI반도체, 소버린 AI(Sovereign AI) 사례 등 초거대 AI가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다. 

SKT와 마찬가지로 KT도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는 “독자적으로 일등하는 회사는 없어진지 오래”라며 “협력을 잘하는 기업이야말로 최고의 고수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으로 빠르게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보드 멤버다. 김 대표는 MWC2024에서 한국 통신사 대표로 CEO 보드미팅에 참석해 글로벌 통신사 수장들과 ICT 현안을 논의했다. 

KT는 GSMA와 2024년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서울 개최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AICT 컴퍼니로서 혁신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M360은 GSMA가 2013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행사로, 모바일 산업 현안에 대해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지역별 주제를 선정해 ICT 업계의 어젠다를 논의하고 있다. 콘퍼런스뿐 아니라 참여 기업들의 소규모 전시도 마련돼 최신 모바일 기술과 동향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 부사장은 “이번 MWC에서 AICT 컴퍼니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GSMA M360 APEC 유치 등 의미있는 글로벌 협력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KT가 보유한 혁신적인 차세대 기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더해 AI 기반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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