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에서 AICT 회사로 전략 수정
조직 및 사업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

김영섭 KT 대표(사진=KT)
김영섭 KT 대표(사진=KT)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잘 하고 있는 분야에 더 잘 할 수 있는 것을 더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4에서 이같이 밝혔다. KT는 최근 무선사업의 투자를 줄이고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등 신사업의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본업인 통신사업에 소홀히 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신사업에 투자해야 본업 역량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ICT에 AI 접목…AICT 회사로 탈바꿈 선언

김 대표는 “이제 KT는 통신 역량에 IT와 AI를 더한 ‘AICT’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이를 통해 “고객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전략 수립부터 최적의 솔루션 제공 및 효율적인 운영관리까지 제공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로 고객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선언한 AICT 회사라는 비전은 구현모 전 대표가 추진했던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 전략을 확대 계승하는 개념이다. 디지코가 일반적인 IT를 다뤘다면 AICT는 여기에 세계적인 화두인 AI를 더했다고 볼 수 있다. 김 대표는 “KT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AICT를 택했다”고 말했다.

KT는 AICT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AI 인재를 대거 영입할 계획이다.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직급에서 AI 등 ICT 전문 인력을 1,000명 규모로 채용하며 디지털 전환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 김 대표는 “내부 인재 양성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외부에서 젊은 인재를 영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KT는 KT의 AI 리터러시(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 강화를 위해 KT 임직원들의 AI 역량 수준을 진단하고, 클라우드와 AI를 포함한 엔지니어링 영역까지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자체 초거대 AI ‘믿:음’과 오픈AI의 GPT, 메타의 라마 등을 함께 활용하는 ‘멀티 LLM’ 전략 기반의 내부업무 혁신 플랫폼 ‘Gen.AIDU(이하 젠아이두)’를 개발하고 전사에 적용한다. 젠아이두는 생성형 AI를 이용해 API를 직접 개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업무편의성을 높이고 보안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내부의 방대한 상품과 서비스, 업무 지식을 AI를 통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생성형 AI 지식응대 서비스인 ‘제니’를 공개해 업무에 활용하도록 했다.

김 대표는 “내부 교육 강화와 AI 내재화를 통해 KT의 DNA를 AI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KT의 성장을 위해 AI 인재를 확보하고 이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경영 안정화와 주주환원정책으로 주가 상승

김 대표는 지난해 8월 KT의 대표로 취임했다. 김 대표는 LG CNS 대표로 재직할 당시 IT 기술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바 있다. 김 대표가 KT에서도 이같은 대규모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찌감치 나온 바 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취임 후 첫 인사개편에서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축소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했다. 다만 이로 인해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김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나섰다. 1월에 중고폰 재활용 대면 거래 서비스 ‘그린폰’을 종료한 것에 이어 3월에는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 및 관리 플랫폼 ‘민클’의 문도 닫았다. 적자를 내고 있던 헬스케어 사업도 축소했다. 이는 김 대표가 취임 후 강화해온 비용 효율화의 일환이다.

김 대표 취임 이후 KT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9일 KT의 주가는 약 10년 9개월만에 4만원대를 돌파했다. 김 대표가 취임한 2023년 8월 기준으로는 약 27.69% 상승한 수치다. 김 대표가 경영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운데다가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KT는 올해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도입한다.  오는 2025년까지 2022년 수준의 주당 배당금(1960원)을 보장하며, 재원은 별도 기준 조정당기순이익의 50%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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