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저가 요금제, 생색내기 비판 직면
출시 한 달만에 매출 수십억 줄어

(사진=서울와이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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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SKT와 LG유플러스의 3만원대 요금제 출시가 코 앞까지 다가왔다. 정부는 당초 3월 말까지 이동통신 3사 모두 3만원대의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KT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요금제 개편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늦어도 4.10총선 전까지는 SKT와 LG유플러스도 3만원대 요금제를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2차관은 1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방문해  “KT에서 3만원대 요금제 등 데이터 소량 구간을 보강해 출시한데 이어, 타 사업자에서도 조만간 소량 구간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3만원대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사업자 협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앞서 1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GB를 기본 제공하는 5G 요금제를 새로 출시했다. 5G를 월평균 4GB 수준으로 이용할 경우 기존 요금제(4만5000원)보다 8000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는 게 KT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선택약정 25% 할인을 적용하면 요금은 2만7750원으로 더욱 낮아진다.

이와 함께 KT는 최저 3만원부터 최대 6만9000원으로 구성된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 ‘요고’를 출시했다. ‘요고’와 인터넷, IPTV와 결합할 수 있는 온라인 전용 결합상품 ‘요고뭉치’도 선보였다.

KT는 “고객 선택권 확대 및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새로운 통신 요금제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이동통신 가입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8GB에 달하는 상황에서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7만원대 요금제에 비해 가격은 절반으로 줄었을지 몰라도 데이터 제공량은 25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며 “사실상 더 비싼 요금제”라고 비판에 나섰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저가 요금제로 갈아탄 고객은 한 달만에 22만명에 달했다. 해당 기간 기존에 사용하던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로 갈아탄 사람의 절반가량이 이들 요금제를 선택한 것이라고 KT는 설명했다. 갈아탄 고객이 1만원의 통신비를 절감했다고 봤을 때, 단순 계산만으로 KT의 월매출은 최소 22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애초 SKT와 LG유플러스는 KT와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준비해왔으나, 먼저 선보인 KT의 요금제가 생색내기라는 비판을 받자 요금제 공개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과기부는 SKT측에 KT보다 데이터 제공량이 많은 요금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KT의 매출이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것을 확인한 것도 요금제 출시 일정이 미뤄지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SKT는 이동통신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지배적 사업자로, 요금제를 새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먼저 신고한 뒤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의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문위 검토 결과가 최대 15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총선 전에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늦어도 다음 주 내에는 개편안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정부가 검토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면 3월 안에도 요금제가 출시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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