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AI 컴퍼니로 도약 선언…AI 피라미드 전략 공개
올해부터 AI 결실 가시화…피라미드 전략 본격 실행

이동통신 3사가 차세대 먹거리로 인공지능(AI)을 지목하고 앞다투어 역량 키우기에 나섰다. 가입자 수가 정체되고 정부의 규제까지 겹치면서 무선통신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10년까지만 해도 5조원,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이후 10년 넘게 산업평균에 못미치는 성장을 보여왔다. 위기에 몰린 통신사들은 올해 AI 신사업으로 난관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편집자 주> 

AI 피라미드 전략을 소개하는 유영상 SKT 사장(사진=SKT)
AI 피라미드 전략을 소개하는 유영상 SKT 사장(사진=SKT)

◆자강과 협력 병행하는 AI 피라미드 전략 박차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40년 이동통신 역사를 뒤로 하고, 이제 우리는 AI라는 새로운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전기가 20세기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는 21세기의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다.”

유영상 SKT 사장은 3월 초 열린 ‘대한민국 이동통신 4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창사 40주년을 맞이한 SKT는 그간 축적해 온 역량과 자산을 토대로 ‘글로벌 AI(인공지능) 컴퍼니’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 산업 부흥에 기여하고 'AI 강국 대한민국'을 견인하는 새로운 사명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T는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먼저 AI 사업에 뛰어들었다. SKT는 지난 9월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自强)’과 AI 얼라이언스와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협력(協力)’을 병행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AI 피라미드 전략’은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全 영역을 혁신하는 것이다. 이 전략으로 유 대표는 AI 관련 투자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2024년~2028년) 33%로 약 3배 확대하며,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T는 지난해 7월 도이치텔레콤, e&, 싱텔 등과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결성했으며 통신사 특화LLM과 인텔리전스 플랫폼(Intelligence Platform)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통신사의 가입자는 전세계 45개국에 걸쳐 약 12억명에 이른다.

MWC24에 마련된 SKT 부스(사진=SKT)
MWC24에 마련된 SKT 부스(사진=SKT)

◆올해부터 AI 컴퍼니 결실 가시화…글로벌 통신사와 합작법인 설립

지난해가 AI 피라미드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실행하고 성과까지 내는 것이 SKT의 목표다. 유 사장은 올해 AI 컴퍼니의 결실을 가시화하기 위해 ▲AI 피라미드 전략의 본격 실행 ▲AI 컴퍼니 성과 가시화 ▲기업 체질 개선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SKT는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4에서 전시관을 꾸리고 SKT가 추구하는 ‘글로벌 AI 컴퍼니’의 방향성을 선보였다. ▲고객지원 AI 컨택센터(AICC) ▲챗봇이 구현된 버추얼 에이전트 ▲AI 기반의 스팸·스미싱 필터링 시스템 등 ‘통신사 특화 LLM(이하 텔코LLM)’을 기반으로 한 여러 적용 사례를 선보였다. 부스에는 나흘간 총 7만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부터 SKT가 추진해온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는 올해 합작법인 설립으로 이어졌다. SKT는 MWC24에서 도이치텔레콤, 이앤(e&)그룹, 싱텔그룹, 소프트뱅크와 AI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수행할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5개사는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텔코 LLM’(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본격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아랍어 등 5개 국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합작법인은 연내에 설립할 예정이다.

SKT에 따르면 텔코 LLM은 범용 LLM보다 통신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용자 의도도 잘 파악할 수 있다.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통신 사업 및 서비스 영역을 AI로 전환하는데 활용도가 높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게 SKT측의 설명이다.

향후 SKT는 통신사들의 AI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AI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GTAR)’ 행사를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전 세계 글로벌 통신사들을 초청하기로 했다.

유 사장은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GTAA를 확장해 글로벌 AI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며 “전 세계 13억 통신 가입자가 통신사 특화 LLM을 통해 새로운 AI 경험 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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