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샛별 기자
주샛별 기자

[서울와이어 주샛별 기자] 호시탐탐 코스피 상장 기회를 엿보고 있는 컬리가 기존 프리미엄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연신 ‘세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두고 상장을 위해 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 늘리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으로 성장한 컬리는 지난 2022년 유명 연예인 제니를 모델로 앞세워 뷰티 카테고리까지 확장하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상품 보관 및 재고 관리가 비교적 수월한 비식품 카테고리 확장에 나선 것이다.

신선식품이 주력으로 하는 경쟁자 오아시스마켓이 매년 흑자를 기록하는 것과는 다르게 컬리는 영업이익 흑자는 고사하고 매년 적자 줄이기에 애쓰는 모습이다.

실제 컬리는 최근 시도때도 없이 할인 쿠폰을 뿌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최저가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컬리는 지난 18일 뜨거운 고객 반응에 뷰티컬리의 ‘최저가 챌린지’를 또 한 번 연다며 상품을 최대 82% 대폭 할인 판매에 나섰다.

그러나 세일이 다반사가 돼 버리면 고객은 정가를 주고 사기에는 아깝다는 심리가 들고 할인 기간이 아니면 구매량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무분별한 세일은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가격에 대한 불신감을 높이기도 한다.

초창기 시절에 컬리는 ‘유기농’과 ‘프리미엄’을 앞세워 비싸도 믿을만한 고품질 상품들로 3040 주부들에게 매력적인 온라인몰로 각인됐었다. 이 고객들은 현재 ‘유기농’ 상품이 대폭 줄어든 컬리 대신에 70% 가량이 프리미엄 유기농 제품으로 꾸려진 오아시스마켓으로 발길을 돌린지 오래다.

일각에서는 컬리의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컬리의 본업인 신선식품에서는 마니아 층이 두터운 오아시스마켓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또 로켓배송과 대중성을 무기로 ‘최저가’에 특화된 쿠팡을 따라잡기도 어려울 뿐더러, 뷰티컬리의 경우 국내 뷰티시장 점유율 71%를 차지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을 상대로 승부수를 띄우기도 어려울 것이다.

컬리의 이러한 행보가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돈이 돌아야 기업도 숨통이 트이기 때문에 매년 적자를 보고 있는 신선식품만을 고집하기에는 열악한 상황이니 말이다.

그러나 컬리의 본질인 신선식품의 영향력은 점점 낮아지고, 뷰티컬리를 앞세워 세일 행보만을 이어가는 컬리의 경쟁력은 대체 어디에 있을지 궁금해진다. 미래가 어두워 보이는 컬리가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과연 제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심각한 의문이 드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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