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번 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승인 투표를 다음달 12일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EU·아랍연맹 정상회의 참석차 이집트를 방문 중인 메이 총리는 24일(현지시간) 3월 12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마치겠다며 “유럽연합(EU)과 긍정적인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계획 실행도 가능한 범위에 있다”며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 결과 등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는) 무모한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수정안을 선택하거나 비참한 결과가 될 노딜 브렉시트 중 하나를 고르도록 의회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트윗했다.

브렉시트를 한달 남짓 앞둔 상황에서도 정부 내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최대 2개월 연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합의 없는 EU 탈퇴를 꺼리는 각료들이 사임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메이 총리가 3월 12일까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공식 요청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주말 정부 관계자들이 이 선택사항을 회람했다며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5월 말 유럽의회 선거에 영국이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 2개월 연기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면 EU 측에서는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연기를 고려할 경우 2021년까지 EU에 잔류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간 가디언은 영국의 브렉시트 연장 3개월 가능성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EU 고위 관계자들은 탈퇴 시한을 2021년 말까지로 21개월 늦추는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총리 역량에 대한 불신감이 확대돼 현 상황의 한계를 2~3개월 안에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편 EU 탈퇴를 약속한 3월 29일까지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영국은 자동으로 EU를 탈퇴하게 된다.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영국 내각에서는 지방선거가 끝난 5월에는 메이 총리가 물러나고 새 리더가 브렉시트 이후 절차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연기는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되지 않는다”며 “총리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영국의 내각 분열까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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