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미국 이동통신 4위 스프린트와 3위 T모바일US 합병 신청을 승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 언론에서 “법무부와 FCC가 양사 합병 승인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 가운데 FCC가 단독으로 승인 성명을 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20일(현지시간)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중요한 과제는 농촌 지역에 인터넷 접근을 확대해 디지털 보급 격차를 해소하고 미국의 5G(5세대 이동통신) 대응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양사는 목표 달성에 훨씬 다가가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전역의 5G 대응 강화를 위해 FCC가 합병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돌아섰다며 합병 후 통신망 정비가 본격 추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합병 실현에는 미 법무부 승인도 필요한 만큼 법무부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합병 성사 시 미 이동통신 1위 버라이즌과 2위 AT&T 등과 좋은 경쟁을 하면서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법무부는 미국의 대형 이통사가 4개에서 3개로 줄어드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약 2조엔을 들여 스프린트를 인수한 손정의(孫正義·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T모바일과의 합병을 통해 미국 이동통신 시장을 재편한다는 야망을 품었다.

손 회장은 계속해서 T모바일 합병을 시도했지만 FCC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스프린트 인수 직후 처음으로 합병을 추진했을 당시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미 법무부 반대에 부딪혔고 지난해 4월에는 T모바일 모기업인 도이체텔레콤에게 주도권을 양보하며 합병이 성사되는 듯 보였지만 9월 FCC가 합병심사 일시 중단을 통보하며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12월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며 올 초 합병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미 하원을 점령한 민주당이 반독점법 위반으로 승인을 거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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