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끝내 한국 취재진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거부했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러시아·중국·영국 등 4개국 외신 기자단은 22일 오전 원산행 고려항공 전세기에 탑승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 접수를 끝내 거부하며 우리 취재진의 풍계리 방북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을 제외한 미국·러시아·중국·영국 등 4개국 외신 기자단은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원산행 고려항공 전세기에 탑승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이날 판문점 연락사무소 통화 개시와 함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참석할 우리 측 기자단 명단을 통보하려고 했으나 북측은 아직까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남측 언론을 배제하고 행사를 진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차질 없이 예정대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북부 핵실험장(풍계리) 폐쇄 방침을 밝히며 한국과 미국·러시아·중국·영국 등 5개국 기자단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15일에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명의 통지문에서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측 1개 통신사와 1개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했지만 18일 정부의 기자단 명단 통지문 접수를 거부했다.

 

한국 기자단 8명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전날 베이징으로 건너가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했지만 끝내 명단 접수가 거부되며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편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변화된 행보를 보이던 북한은 지난 16일 개최 예정이던 남북고위급회담 참여 중단을 통보하고 다음달 12일 개최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경고하고 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후 갑작스런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입김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성공적인 정상회담 개최를 강조하고 있지만 외교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거나 이상 행동을 보일 경우 북미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철회할 가능성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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