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오만해에서 대형 유조선 2척이 공격을 받은 사건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소행이라며 이란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해 국제유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미국은 도발 행위에 철저하게 맞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이란 해군 경비정이 일본 선사가 임대해 운영하던 ‘코쿠카 코레이져스 호’ 선체에서 불발 폭탄을 떼어내는 영상을 공개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는 등 중동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피격 사건의 책임은 이란에 있다는 첩보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하지만 CNN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1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비행하던 미군 무인정찰기에 이란이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란의 관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사일 발사는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피격이 발생하기 불과 몇 시간 전으로 주요 외신은 해당 영상에서 미사일이 무인기에 명중하지 않고 바다로 떨어졌지만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공격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폐쇄하지 않겠지만 (그것을 실행해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과의 대화는 “당분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의 창구는 열어 놓겠지만 마냥 서두르지 않겠다며 압박을 가했다. 유조선 피격 책임을 물어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협상장으로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도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 공급의 요충지이지만 정세가 악화하면 위기관리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이란의 유조선 피격 비난에 대한 각국의 지지를 촉구했다.

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이란은 미 CIA와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공작이라고 주장하며 중동 내 긴급 대화를 제안했지만 안보리 긴급회의에서는 강력한 규탄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다”며 사실 규명과 함께 책임이 가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이번 공격의 책임은 이란에 있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두 척의 유조선을 공격했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독일은 미군의 이란 공격 동영상은 책임 소재를 가리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중국과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이란에 최대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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