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연립 여당(자민당·공명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개헌 논의 본격화와 아베 총리 4연임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다 / 사진=NHK 화면 캡처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일본 국회의원 선거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자민당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 등 여당이 압승을 거뒀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 정당인 공명당은 21일 치러진 제25회 참의원 선거에서 전체 124석 가운데 71석을 확보하며 과반 의석을 달성했다. 자민당은 57석을 공명당은 14석을 얻으며 선전한 반면 여당 의석은 44석에 불과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연립 여당이 과반 의석인 63석을 무난히 넘긴데 이어 3년 전 달성한 70석을 넘어선 71석을 기록했다며 아베 총리가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개헌에 우호적인 일본유신회까지 더해도 개헌 발의선에 필요한 참의원 의석 3분의 2 확보에는 실패했다. 기존 참의원 의석 가운데 79석을 보유한 연립 여당과 일본유신회 등 개헌 세력이 개헌 발의를 하기 위해서는 164석이 필요하고 이번 선거에서 85석을 추가 확보해야 했지만 이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개헌 발의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모두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어야 한다. 중의원의 경우 전체 465석 중 연립 여당이 314석을 확보해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내각 개편과 자민당 인사를 통해 개헌 등을 위한 전략 갖추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이번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건 소비세 증세 등을 실현하기 위해 연내에 경제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을 시작한 아베 총리는 이날 밤 민영방송인 니혼TV에 출연해 자신의 임기인 2021년 9월까지 헌법개정 국회 발의와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아베 총리는 ‘총재 임기 중에 국회 발의와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 임기 중에 어떻게든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연립 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한 것을 언급하며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개헌에 찬성하는 일본유신회가 10석을 차지하며(총 16석) 개헌 세력은 개헌 발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당 성향의 무소속과 국민민주당도 아베 내각 지지로 돌아설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6석을 차지(총 21석)한 국민민주당은 22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대표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한국 수출 규제 강화와 관련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에 위반한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 이후 6연승을 달성하고 있는 아베 총리는 6년 반 이상 이어진 장기집권의 기반을 또 한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베 총리 역시 참의원 선거 직후 NHK 인터뷰에서 “국민은 안정된 정치 기반 위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외교를 펼쳐 국익을 지키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 결과는 안정된 삶을 원하는 국민의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총리 4연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3연임이 원칙이니 남은 임기 동안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자민당 내에서는 아베 열풍 기세를 몰아 4연임을 하게 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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