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 회담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김하성 기자]  일본 언론들이 2일 일제히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전략물자 수출 간소화 혜택을 주는 27개국의 백색국가 목록에서 한국을 제외하기 위한 절차를 강행한다는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조간에서 일본 정부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정령(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각의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태국 방콕에서 회담하며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와 관련해 협의했지만, 양측이 평행선을 달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2일 오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중재를 시도할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는 미국의 중재에 응하지 않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각의 결정을 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전날 밤 복수의 일본 정부소식통들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오는 2일 예정대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각의가 오전 9시께 열려 오전 10시를 전후해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이 이날 각의를 통과하면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이 서명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연서한 뒤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공포하는 절차를 거쳐 그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된다.

 

시행 시점은 이달 하순으로 전망된다.

   

한국,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 포함된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의 회담에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논의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이견만 확인하는 결과를 낳았다.

 

강 장관의 규제 철회 요구에 대해 고노 외상은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가 안보를 목적으로 한 정당한 조치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강 장관은 고노 외상과 회담한 후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 장관은 "내일 각의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수출규제가 안보상의 이유로 취해진 것이었는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결정될 경우 우리 정부도 이에 맞서 GSOMIA 중단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6시 30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다.

   

이에 앞서 오후 3시 30분에는 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오후 4시에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각각 열린다.
   

 

이번 3자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일 무역분쟁 회복을 위해 어떤 돌파구를 모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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