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R 신작 '사이버펑크2077' 주인공 용병 'V' 역할 맡아
"영상 더빙 일감 줄었지만 게임 더빙 수요 성우들 많이 참여"
선후배들과 오디선 경쟁 통해 선점, "기쁨보다 부담감 더 커"
오버워치 겐지 역할 도움됐지만 이미지 고정될까도 걱정
게임 더빙은 개인 작업…동료들과 시너지 없지만 내 능력 맘껏 발휘
11월 19일 출시 사이버펑크, 한글 더빙판은 12월 19일 무료 배포

김혜성 성우는 11월19일 정식출시되는 CDPR의 '사이버펑크2077'의 주인공 'V'역할을 맡았다. / 사진=한동현 기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유저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죠. ‘사이버펑크2077’을 기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 더빙을 사랑해주길 기대합니다.”

김혜성 성우는 CDPR의 신작 게임 ‘사이버펑크2077’의 주인공 ‘V’를 맡아 예고영상에서 거침없는 욕설과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해당 게임은 오는 11월19일 정식 출시되며 12월11일에 한국어 더빙버전을 무료 DLC(다운로드가능 콘텐츠) 방식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만난 그는 지난 9일 한글날에 발표된 게임의 더빙 소식 및 트레일러 공개 이후 남은 더빙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트레일러 영상 공개 직후 긍정적인 유저 반응을 언급하며 이번 더빙 참여가 '오버워치' '겐지' 역할 이후 이미지 변신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오버워치 겐지에 이어 사이버펑크2077 주연을 맡은 소감을 말해달라.

▲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은 첫 10초 정도만 기분이 좋았다. 그 이후로는 내가 ‘V’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확신 할 수 없어 부담감을 느꼈다. 다만 오디션 때는 쟁쟁한 선후배 성우들이 이 역할에 더 어울릴 것이라 생각해 오히려 부담 없이 연기했다. 덕분에 더 좋은 연기를 선보여 캐스팅됐다고 생각한다. 캐스팅 확정 후 감독님에게 이유를 물었는데 캐릭터가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점이 돋보였다는 답변을 들었다. 

- 한글날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을 알고 있는가?

▲ 녹음 당시에는 이정도 결과물이 나올 줄 몰랐다. 영상과 다른 성우들의 연기까지 더해져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댓글 반응을 걱정했지만 매우 호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뤄 기분이 좋았다. 특히 ‘오버워치’의 겐지 역할이 워낙 유명한 만큼 굳어진 이미지가 연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 애니메이션과 게임 더빙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차이가 큰 편인가?

▲ 영상과 게임 더빙은 팀 단위 작업과 개인작업으로 차이가 난다. 애니메이션이나 외화 더빙의 경우 작품에 참여하는 성우들이 모여 그 자리에서 합을 맞추며 녹음을 한다. 반면 게임 더빙은 개인 작업으로 진행된다. 다른 동료들과의 연기 시너지를 고려하면 영상 더빙이 더 재미있지만 개인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게임더빙도 즐겁게 임하고 있다. 

-  이번 연기의 경우 욕설이 검열 없이 적나라하게 더빙됐다. 성우가 욕설 연기를 하는 사례가 많은 편인가? 

▲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는 경우 외화나 게임 더빙 시 욕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추세다. 게임의 경우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에서 직접적인 욕설이 등장하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사이버펑크2077’은 한걸음 더 나아가 게임 몰입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원작에 가까운 욕설과 창의적인 욕설도 많이 등장한다. 이미 트레일러 영상에서도 검열이 들어가지 않은 욕설 때문에 예약구매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더빙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 본다. 

- 더빙에도 추세가 있는가? 

▲ 1990년대 방송 영상을 보면 당시 사람들의 말투가 지금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빙도 마찬가지다. 성우들은 당시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투를 기본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성우들의 더빙이 어색하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시대상 반영에 따른 결과가 포함된 것을 고려해야 한다. 
 

김혜성 성우는 '오버워치' '겐지'에 이어 '사이버펑크2077' 'V' 역할까지 맡아 주연급 성우로 자리매김했다. / 사진=한동현 기자
김혜성 성우는 '오버워치' '겐지'에 이어 '사이버펑크2077' 'V' 역할까지 맡아 주연급 성우로 자리매김했다. / 사진=한동현 기자

- 이번 작품에서도 더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일부 의견이 있다.

▲ 더빙판 제작은 유저들에게 선택의 폭을 늘려주는 선택지다. 게임 플레이에 더빙이 불편하다면 당연히 원어판으로 플레이하면 된다. 다만 더빙연기에 대한 반감보다는 연기와 전달력을 동시에 잡기 위해 연기톤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성우들도 연기톤의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번은 동료 성우들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대사톤으로 작품을 더빙해본 적이 있다. 그 결과 나온 작품은 전달력과 몰입도 둘다 놓친 발연기 작품이 됐다.
 
- 마지막으로 ‘사이버펑크2077’ 한글판 발매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 CDPR이 한국 유저들을 위해 이번 더빙판 제작을 결정했고 유저들은 이에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게임 더빙판 발매소식이 이정도로 이슈가 된 경우가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작품을 기점으로 다른 게임사들이 게임을 제작할 때 한국 시장과 더빙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려할 것이라 기대한다. 게임 산업 발전과 더불어 더빙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녹음 스튜디오 환경 등 시설 문제때문에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다. 한국 성우들의 연기력을 확실히 뽐낼 수 있는 시설적 기반이 마련돼 유저들도 제작사들도 만족할 수 있는 더빙작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김혜성 성우는 지난 2011년 대원방송 3기 공채 성우로 데뷔했으며 2019년 종합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에스티메이트와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다. 그는 진 세이파츠(소울워커), 반(일곱 개의 대죄), 헤기(마비노기 영웅전), 겐지(오버워치) 등의 게임 캐릭터와 도명호(가면라이더 이그제이드), 마츠노 토도마츠(오소마츠 6쌍둥이), 하츠(신의탑), 샹크스(원피스) 등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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