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위 거대항공사 탄생… LCC업계도 통합 바람 예상
내년 예상되는 코로나19 종식 후 마주할 호재와 악재들
업체 간 과당경쟁 해소 기대되지만 부작용 문제도 산적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뒤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뒤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조채원 기자] 올해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시련을 겪었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출입국을 제한하면서 국제선 운항이 오랫동안 중단된 탓이다. 이로 인해 여객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존폐위기에 몰린 항공사도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접종 개시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내년에는 관련 악재가 차츰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효과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두 항공사의 합병에 따른 독과점과 구조조정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덩치 큰 저비용항공사(LCC)가 등장하면서 바뀔 시장의 지각변동은 새로운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메가 캐리어’ 탄생, 코로나19 종식 후 ‘큰 효과’

대한항공은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 착수해 자회사로 운영한 뒤 통합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사 운송량을 단순 합산하면 메가 캐리어(거대 항공사)로 부상해 세계 7위권에 진입할 수 있는 규모다.

일단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바라보는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는 과당경쟁이 꾸준히 지적됐기 때문에 양사의 합병으로 그동안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효과가 코로나19 종식 이후부터 크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다. 규모의 경쟁력 확보와 함께 인천공항 점유율이 커져 글로벌 항공사와의 조인트벤처가 확대될 것이라는 긍정적 효과다. 뿐만 아니라 신규노선 개발, 해외 환승 수요유치를 비롯해 노선운영 합리화, 운영비용 절감, 이자비용 축소 등 통합시너지 창출로 수익성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비용, 구조조정 등 부작용은 풀어야 할 과제

이렇듯 두 항공사의 합병으로 경쟁력은 올라갔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차치하더라도 양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피하기 어렵다. 또 산업은행 등 세금으로 마련된 공적자금이 투입돼 인수비용이 납세자에게 전가되는 부분과 독점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줄고 항공료가 올라 소비자의 편익이 감소하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당장은 노선 조정에 따른 아시아나항공 객실 승무원의 대규모 감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우기홍 사장은 “대한항공 역사상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와는 상시 대화 중”이라며 “노조와 법적인 실사 이후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산업은행과 협의해 소통 방향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력을 합치면 2만8000명 정도인데 95%가 현장인력이다, 신규 공급이 없어 인력 수요는 여전하다”며 “연간 1000명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연 감소 인원을 감안하면 중복 인력은 전체에 비해 크지 않아 부서 이동 등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합병에 따른 ‘메가 LCC’ 등장에 지각변동 가능성

두 리딩 컴퍼니의 통합은 항공업계 전반의 통폐합을 불러올 전망이다. LCC업계도 7000원 항공료 등 가격경쟁으로 ‘제 살 깎아먹는’ 국면에 돌입한 지 오래라 코로나19 종식을 계기로 개편이 대두되는 실정이다.

먼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보유한 LCC가 통합해 ‘메가 LCC’ 탄생이 예고된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쳐지면 매출액(지난해 기준)은 진에어 9102억원, 에어부산 6332억원, 에어서울 2335억원으로 총 1조7769억원이 된다.

이렇게 되면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통폐합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 뒤 이스타항공 인수를 두 번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후 인수합병 전략을 잠정 중단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면서 다시 한 번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이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M&A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자리를 가졌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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