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시장 뛰어드는 패션업계, 사업간 시너지 때문
뷰티업계, 화장품과 관련있는 신사업 물색
패션·뷰티업계...이제 친환경은 선택 아닌 '필수'

젝시믹스가 뷰티 사업에 뛰어든다. 사진=젝시믹스 
젝시믹스가 뷰티 사업에 뛰어든다. 사진=젝시믹스 

[서울와이어 최은지 기자] 패션·뷰티업계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변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뷰티업계는 장기적인 수익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신(新)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자층으로 급부상함에 따라 친환경 행보를 적극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 화장품 시장 뛰어드는 패션업계, 신사업 찾는 뷰티업계
신세계인터내셔널, LF 등 대형 패션기업들이 연이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최근에는 신생 패션기업과 패션전문몰까지 화장품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는 최근 색조 화장품으로 구성된 자사만의 화장품 라인을 새롭게 론칭한다고 밝혔다. 젝시믹스 화장품 라인의 대표 제품으로는 ‘벨벳크림 립틴트’, ‘젤리볼륨 립틴트’ 등으로 운동을 할 때나 마스크를 쓰고 벗는 과정에서 립 컬러가 잘 지워지지 않게 기획됐다.

이수연 젝시믹스 대표는 “화장품 연구개발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며 “향후에도 운동 시 땀에 지워지지 않는 고정력이 좋은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애슬레저 뷰티'라는 새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패션업계가 뷰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로는 기업의 성장 동력이 될 뿐만 아니라, 사업 간 시너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패션과 뷰티사업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 능력과 고도의 생산 노하우 등 핵심적으로 필요한 경쟁력 요소가 비슷하다. 또한 한국 콜마, 코스맥스 등 OEM 업체를 활용해 별도의 시설 투자 없이 시장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입문의 단계가 낮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반해 뷰티업계는 패션 사업에 진출하기 보다, 각자 관심 있는 사업 군을 물색하고 있는 모양새다. 

클리오는 최근 식음료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주주총회에서 식음료 및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생활용품의 제조, 유통, 판매 사업을 안건으로 올려 공식적으로 논의를 진행한다. 올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식품 시장에 첫 발을 뗀다는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올해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을 진행한다. 이달 주주총회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기타 부수사업, AI기반 솔루션과 플랫폼 개발, 운영 및 관련 일체의 서비스업을 신사업 목적으로 추가한다. 각 사업에 따른 수출입 및 판매 부대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뷰티 사업으로 진출하는 시장 동향은 알고 있지만, 뷰티업계에서 패션 사업을 이끌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판단이 있다. 지금은 패션 업계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내는 정도"라며 "업계 내에서는 패션보다 이너뷰티 등  화장품과 직관적인 연관성을 보일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 태양광 패널 사진.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 태양광 패널 사진. 사진=아모레퍼시픽 

◆ 전략은 친환경 행보 통한 ‘착한 기업’ 
코로나19 사태는 '친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으로 사람들의 외출이 줄어들자 자연환경이 눈에 띄게 회복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관심은 구매 결정 단계에 적용돼 환경보호와 동물 복지를 고려하는 소비 성향의 확산을 이뤄냈다. 이는 주요 고객층인 MZ세대의 '착한 소비'와 '미닝 아웃'의 소비 지향 트렌드로 이어져, 패션·뷰티업계 전반의 친환경 행보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속 가능경영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99개 협력회사와 함께 인권 및 환경 보호와 관련된 공통 원칙을 공유하고 실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인권을 수호하고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행동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 빈폴의 '비 싸이클'을 통해 친환경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재생원료를 사용한 패딩 점퍼 등과 재생 가죽을 사용한 어반스니커즈 등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캠페인 RE100에 참여한다고 이날 밝혔다. 해당 캠페인은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전 세계 290여개(2021년 3월 기준)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뷰티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유일하다.

아모레퍼시픽은 RE100 달성을 위해 제품 개발, 생산단계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낮은 온도에서 제품을 제조하는 저에너지 공정기술의 적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제품의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탄소발자국을 측정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원료와 포장재로 변경하는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인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업을 여러 방향으로 물색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로 단일 사업이 얼마나 위험성이 높은지 알게 됐기 때문"이라며 "또한 친환경 행보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넘어 인류의 생존을 위한 중요한 의제가 됐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으로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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