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채권, 수탁기관 시티은행에 송금 
헝다차, 설립 후 아직 신모델 발표도 없어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파산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최대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의 파산이 우려된다. 일각에서는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가까스로 면한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전기차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돌입한다.

22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쉬자인 헝다 회장이 내부 회의서 부동산 사업을 축소하고 전기차를 주력으로 하는 사업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23일 8350만달러 규모의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채권 계약서상 30일의 유예기간 조항이 있어 공식 디폴트로 간주되지 않았다. 유예기간이 23일 끝나지만, 전날 이자를 수탁 기관인 시티은행에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헝다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간신히 디폴트를 막았으니,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쉬 회장은 우선 부동산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이라 밝혔다. 지난해 헝다의 부동산 사업 매출은 7000억위안이었으나, 10년 내 2000억 위안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쉬 회장이 새로운 회사의 중심으로 삼은 것은 지난 2019년 설립한 헝다차다. 지난해 말까지 474억위안이 투입됐다. 헝다차는 아직까지 생산 모델을 공개하거나 판매에 나선 적이 없다. 류융줘 헝다 총재는 최근 행사에서 내년 초 처음으로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헝다의 달러화 채권 이자 지급 및 전기차 사업으로의 재편 소식이 나온 22일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헝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10위안(4.26%) 상승한 2.690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헝다가 이번에 디폴트를 막기는 했으나, 아직 유동성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우선 지난달 29일과 이달 11일 내지 못한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한다. 또 올해 추가로 4건의 달러화 채권 이자도 내야 한다. 헝다가 내년까지 상환해야할 달러·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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