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임상환자 모집 어려운데… 비자금 의혹 불거져

신풍제약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 전용공장. 사진=신풍제약 제공
신풍제약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 전용공장. 사진=신풍제약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업계 주목을 받던 신풍제약이 연이은 악재로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모습이다.

지난 3월23일 종가기준 12만6000원으로 올 최고치를 기록한 주가는 8개월만에 72%가 빠져 24일 3만6450원으로 마감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250억원대 비자금 조성의혹, 약품 사용제한 권고 등 악재가 주가를 끌어 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2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후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신풍제약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피라맥스’는 다수 해외 국가에서 항 말라리아제로 이미 허가돼 있는 의약품으로, 사용승인이 나면 신속한 해외공급이 가능해 업계의 시선은 신풍제약으로 쏠렸다.

하지만 지난 7월 발표한 임상2상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일각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 13개 대학병원에서 모집된 총 113명의 경증 및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상은 피험자수가 적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종가기준 7월5일 9만5000원을 보였던 주가는 2상 발표 후 33%가 떨어져 다음 날 6만7000원에 마감했다. 신풍제약은 2상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서 승인 신청을 완료하고 8월 말 식약처로부터 3상 승인을 받았다. 회사 측은 3상을 통해 2상에서 확보하지 못한 통계적 유효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3상 결과가 나오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상은 수백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검증하는 단계로 2상보다 임상대상자 모집이 어려워 빠른 시일 내에 유의미한 임상결과를 도출하는게 쉽지 않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임상 3상이 문제없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10월은 돼야 정식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1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또 다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업체 관계자는 “1년 만에 3상을 완료하는 것도 빠르게 진행이 되는 것이다”며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피험자 모집이 어렵다. 코로나19의 경우 임상에 참여시킬 수 있는 기준이 까다롭다”며 “임상 참여를 원했으나 조건 충족이 안 돼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풍제약은 24일 비자금 조성의혹으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신풍제약이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의약품 원료회사와 허위로 거래하는 방식으로 250억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이날 신풍제약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전일 4만5200원 대비 19.36% 하락한 3만6450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날 식약처는 신풍제약 사메론정의 활동성 퇴행성 관절증 효과를 삭제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S-아데노실-L-메티오닌황산토실산염’ 성분 제제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 해당 의약품에 대한 안전성은 확인됐으나 ‘활동성 퇴행성 관절증’의 유효성은 입증하지 못해 해당 질환 사용 제한을 권고했다. 대상 의약품은 신풍제약 ‘사메론정’과 초당약품의 ‘사데닌정’이다.

신풍제약 주가는 25일 15시13분 현재 3만1350원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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