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삼성전자 목표주가 일제히 상향
목표주가 괴리율 42.75%, 2년만에 가장 커
글로벌 긴축·러-우크라 전쟁 등 악재 영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1일 전일 대비 1200원 하락한 7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차이가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1일 전일 대비 1200원 하락한 7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차이가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삼성전자가 올 들어 10% 이상 하락하며 증권가의 목표가와 현 주가의 차이가 크다. 올 들어 미국, 유럽 등의 긴축 움직임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벌어진 영향이다. 최근 들어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이 불거진 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8만4000원~12만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현재 6만~7만원선이다. 가장 낮은 목표가도 현 주가와 차이가 현격하다.

14일 오전 11시36분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거래일과 같은 7만원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차이가 2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목표가와 현주가 괴리율(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차이를 실제 주가로 나눈 값)은 42.75%다. 이는 2020년 4월2일(42.86%) 이후 가장 큰 차이다.

지난해 말 주요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가 평균은 9만7304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일제히 상향됐다. 증권사별로 키움증권이 목표가를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SK증권은 9만원에서 9만8000원으로 한화투자증권도 10만5000원이었던 목표가를 11만원으로 상향했다.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상향한 배경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스마트폰사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이어지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의 주가는 한때 ‘10만전자’ 달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지만, 현재는 답보상태가 지속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월 최고가인 9만1000원을 찍은 이후 10월 6만8800원까지 하락했다. 

연말에는 다시 7만8300원까지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8일 6만9500원까지 주가가 밀리며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7만원선이 무너졌다. 현재 회사의 주가는 이날 기준 7만원대 초반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이 올 들어 목표주가를 상향한 것은 올해 메모리 업황 개선, 1분기 저점 후 분기 실적 성장 전망 등의 이유다. 앞서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7일 낸 보고서에서 “시장이 우려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점차 나아질 것이다. 올 2분기 중 공급자 우위 구도로 점차 변모하며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 전환할 전망”이라며 “세트 출하의 발목을 잡아 왔던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되는 과정 속 공급사의 신중한 투자 기조가 D램 업황을 우상향으로 이끄는 주된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과 갤럭시 S22의 GOS 논란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해 서방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유가, 원자재 수급난 등은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력한 제재에 맞서 러시아가 자국 내 외국기업 자산에 대한 국유화 가능성을 내비치며 러시아가 오랜 기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퇴출될 리스크마저 부각되고 있다”며 “16일 러시아가 약 1억2000만달러의 외화 국채 이자 상환일을 앞두고 있어 러시아가 채무 불이행, 즉 디폴트를 우려하는 시각이 확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 될 경우 국내를 비롯, 세계 반도체 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세계 네온 생산 4분의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후 제조 단계에서 쓰이는 팔라듐의 3분의1이 러시아에서 생산된다.

증권가는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대외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분석한다. 당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이슈마저 대기 중이라 안심하기 어렵다. 한동안은 삼성전자 자체의 실적이나 경쟁력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국제 정세 등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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