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코 회사 전환 속도 가속
AI 신사업 위주로 투자 늘려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KT그룹이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디지코(DIGICO) 회사로 전환을 선포하고 성과가 나오기에 전환속도를 높이려는 계획이다.
KT는 9일 네트워크·인공지능(AI)·클라우드·미디어·스타트업 분야에 5년동안 27조원을 투입하고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각 분야별로 적게는 2억6000만원에서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본 사업인 통신사업에도 상당한 투자를 진행해 지난해 지적받던 통신망 서비스 품질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네트워크 인프라 등 텔코(TELCO) 분야에 5년 동안 12조원을 투자한다. DR센터를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산하고 인터넷 서비스의 우회경로를 마련해 네트워크 서비스 안정성을 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통신 장애 문제로 전 국민이 불편을 겪었던 사건에 대한 후속 대비책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6G 이동통신에 대한 연구 개발에도 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신사업인 디지코 분야에는 총 12조원이 투입된다. AI고객센터(AICC)와 로봇 사업 등 실적을 내는 사업에는 1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최근 업계 화두인 초거대 AI 분야와 로봇 플랫폼 연구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인프라 구축에도 약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최근 KT 클라우드의 사업 확장이 예고돼 관련 투자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KT의 미디어 벨류체인 강황에는 2조6000억원이 사용된다.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발굴과 투자에 금액이 사용되며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한 IP 사업이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KT가 준비한 투자금 중 3조원은 벤처·스타트업 투자에 활용된다. KT는 이미 더핑크퐁컴퍼니(콘텐츠),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야놀자(여가플랫폼) 등에 투자해 협력 성공사례를 만든 바 있다. 벤처·스타트업의 미래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혁신 노하우를 공유받는 식이다.
투자금은 인재양성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KT는 지난해부터 청년 AI 인재양성 프로그램 '에이블스쿨'을 통해 5년간 5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KT가 진행 중인 AI 실무 역량 자격시험을 공인인증제로 발전시키고 5년간 자격 취득자를 5만명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사업 확장에 따른 인력 확보도 대폭 늘어난다. KT는 5년간 약 2만8000명을 직접 고용한다. 특히 지역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균형발전과 역량있는 인재를 우선 확보하려 한다.
업계는 KT의 행보가 최근의 과오를 덮으면서 신사업 성과를 앞당기기 위한 행보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코 전환 속도가 붙으면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고 있으나 본업인 통신사업에서 지난해 사고가 발생했다”며 “장기적으로 KT가 디지코 회사로 전환하겠지만 이통사로서의 역할을 잊지 않기 위해 투자규모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초연결 인프라와 디지코 영역 등 적극적인 미래 투자와 디지털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로 국가 핵심 산업 경쟁력 강화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며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