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윤 기자
천성윤 기자

[서울와이어 천성윤 기자] 지난 30일 택시호출 플랫폼 우티가 신규 서비스인 ‘블랙’을 1월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우티 블랙은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로, 일반 승객이 대상이 아닌 의전이 필요한 승객이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서비스다. 서비스 두 달 만에 국토교통부와 택시업계의 강한 압박에 백지화됐다.

택시업계 관련인구는 가족을 포함해 100만명에 달한다고 일반적으로 추산한다. 당장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이들의 존재가치는 높다. 선거에서 마음을 잡아둬야 하는 중요한 그룹이다.

이 때문인지 국토교통부는 허가를 내줬다가 택시업계의 반발이 일자 돌연 말을 바꿔 우티 블랙 서비스의 철회를 압박했다.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에서 이 같은 정부의 대응은 아쉽다. 일각에선 타다와 우티는 혁신이 아니라며 평가절하 한다. 단순 승차공유 서비스 또는 운송업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티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 플랫폼 제공이 아니다. 그 너머로 모빌리티 혁신의 교두보기 때문에 중요하다. 

우티의 본사인 우버의 사례를 보면 잘 알수 있다. 2009년 단순 스마트폰 택시 호출 서비스였으나 공유경제의 의미를 재창출해 다양한 서비스와 이동수단을 연구하는 IT업체로 영역을 확장했다. 

주목하는 것은 우버가 수집하는 빅데이터다. 이들은 승객의 동선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강화하고 정보를 모은다. 우버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모빌리티에 머지않아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상이 차근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타다 사건에 이어 택시 대체품은 무조건 안된다는 식의 분위기는 ‘혹시나 택시업계와 겹치는게 아닐지’라는 걱정이 들게 해 모빌리티 스타트업을 위축시킨다. 연쇄적인 압박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택시라는 운송수단이 처음 등장하고 마차업계가 반발하자 영국이 내놓은 전형적인 시대착오적 법이 ‘붉은 깃발법’이다. 이게 160년 전이다.

정부와 택시업계가 미래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보다 지나치게 배척해 한국판 붉은 깃발법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 스스로 반문해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