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신동국 회장 형제 측 지지
'35%' 모녀vs'40.57%' 장·차남
오는 28일 주총서 표대결 '결론'

한미약품 본사 사옥. 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본사 사옥. 사진=한미약품 제공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임종윤, 임종훈 형제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오는 28일 한미약품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20.5%를 보유한 소액주주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동국 회장은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임종윤·종훈 형제 측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고교 후배인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다. OCI와의 통합을 두고 대립하는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사장)와 형제들의 지분싸움에서 ‘키맨’으로 불려왔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주요 주주로서 회사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하고자 한다”며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고 후속 방안을 모색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측은 “신 회장에게 그룹 통합의 필요성과 한미의 미래가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그럼에도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송영숙 회장(11.66%)·임주현 사장(10.2%)의 특수 관계자와 재단 두 곳의 지분을 합한 모녀 측 지분율은 35%다. 이에 맞서는 형제 측 지분율은 임종윤 사장(9.91%)과 임종훈 사장(10.56%)에 배우자·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다.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40.57%에 이른다.

결국 신 회장이 형제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미약품의 경영권 분쟁 결과는 오는 28일 열릴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 선택에 달리게 됐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선 회사 측의 ‘신규 이사 6명 선임안’과 OCI그룹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의 ‘신규 이사 5명 선임 주주제안’을 놓고 표 대결을 진행한다. 양측의 총 후보자 11명 선임안을 일괄 상정해 다득표 순으로 최대 6명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소액주주들 역시 의사결정의 주요 지표가 될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어떤 선택을 내릴지 미지수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에 복귀한다면 1조원 이상을 유치할 계획이고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등 50조 가치를 가진 회사로 키워낼 수 있다”며 “계획이 실패한다면 물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총이 곧 열린다”며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겠다. 주주님들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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