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시즌 중계서 1분 가량 중계 끊겨
[서울와이어 서동민 기자] 2024 KBO 시범경기 중계에서 자막 실수 등으로 파행을 빚었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정규 시즌 중계에서도 방송사고를 냈다. 앞서 티빙은 시범경기 중계 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본 시즌에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로 찾아뵙겠다”고 장담했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티빙은 한국프로야구(KBO) 개막 이틀째인 24일 롯데 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의 경기에서 1분 가량 중계가 끊기는 방송 사고를 냈다. 양측이 6대6으로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던 9회 말, 중계가 돌연 중단되고 ‘종료된 경기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표시됐다. 당시 롯데는 0:6으로 밀리던 경기에서 9회 초에 한꺼번에 6점을 올리며 역전을 코 앞에 둔 상황이었다. 중요한 순간에 방송사고가 터지자 야구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티빙은 경기 종료 후 “송출 시스템 조작 실수로 약 1분가량 중계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중계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티빙이 야구 중계 문제로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티빙은 시범경기 중계에서 ‘3루 세이브(SAVE)’, ‘22번 타자 채은성’ 등 야구 지식이 부족한 자막 사고를 내며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에 최주희 티빙 대표는 “무료중계보다 못하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본 시즌에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약속은 개막 이틀만에 공수표가 됐다.
앞서 티빙의 모회사 CJENM은 치열한 경쟁 끝에 2024~2026년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이번 입찰에서 CJENM은 3년간 총 1350억원(연 45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통신 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의 계약 규모인 5년간 총 1100억원(연 22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로써 티빙은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을 독점하게 됐다. 네이버와 아프리카TV 등 기존에 프로야구 중계를 진행해오던 플랫폼들은 티빙이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는 이상 중계를 하지 못한다.
티빙은 실시간 중계권을 재판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프로야구 시청자들을 끌어들여 유료 가입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월 말까지는 티빙에서 야구 중계를 무료로 볼 수 있지만, 5월부터는 유료 가입을 해야 한다. 티빙의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광고형 요금제(월 5500원)이다.
스포츠 중계권이 OTT 구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CJ ENM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발행한 ‘2024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주 2회 이상 OTT를 시청하는 488명 중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53%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47%는 일주일에 1회 이상 OTT에서 스포츠 중계를 시청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티빙은 프로야구 독점 중계로 이용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계 유료화와 티빙의 연이은 중계 사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OTT 관계자는 “티빙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중계권을 확보한 것 같다”며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 후에도 이용자 수를 유지하려면 유료중계에 걸맞은 고품질 서비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