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서울와이어 박동인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2년 3개월 만에 8만원대를 터치하면서 '10만전자'가 현실화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한 관심과 스마트폰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사들 역시 잇따라 목표 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1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 내린 7만9500원으로 거래 중이다. 전날 장중 8만1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썼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에 8만원을 기록하며 ‘8만전자’에 올라섰지만 이내 7만원대로 내려선 뒤 8만원 고지 점령을 시도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강세는 미국 반도체 열풍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 메모리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특히 이 기간(3월 19일~26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2조92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기관 투자자 역시 1조원 넘는 물량을 소화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9% 가까이 상승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면서 메모리 업사이클을 지지하는 쪽으로 시장 의견이 모이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월 전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9만1917원이었으나 현재는 9만4696원으로 높아졌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자극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레거시 제품 확대로 실적 회복 탄력도가 점진적으로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 10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메모리 가격 상승률이 시장 예상 대비 클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HBM3e 12H 시장 진입 성공으로 실적 성장 기대감이 높다"며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낸드 출하량과 D램 판가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경쟁사와의 HBM 로드맵 격차 축소를 주가 상승의 핵심으로 꼽았다. 시장조사업에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49%로 1위인 SK하이닉스(49%)와 3%포인트 차이를 두고 있다.

김광진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분야에서 여전히 후발주자로 평가받고 있으나 과거 대비 타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축소됐다"며 "하반기 HBM3E 시장 진입에 성공한다면 경쟁사와의 밸류에이션 갭은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판매량이 6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주가 상승세에 힘을 실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문의 경우 신제품 출시 효과로 출하량과 ASP는 각각 14%,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갤럭시S24 시리즈의 사전예약 수도 전작 대비 11만대 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기 실적 기여도는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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