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소프트’ 정책 전환 불만… 브렉시트 장관 이어 차관도 사임
존슨 외부장관 사임 결정 시 메이 총리 사퇴 압박 우려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점차 커져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던 메이 총리가 '소프트 브렉시트'로 노선을 전환하자 브렉시트 협상을 주도하던 장·차관이 사임했다. 내년 3월 브렉시트 기한을 앞두고 메이 정권 기반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담당하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장관이 돌연 사임했다고 8일(현지시간) AFP통신과 BBC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데이비스 장관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정권을 잡은 2016년부터 브렉시트부 장관을 맡아 협상을 책임졌지만 이날 밤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스티브 베이커 차관 역시 사임하며 2019년 3월로 다가온 브렉시트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 측의 협상 체제가 흔들리면서 시장에서는 영국이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대한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데이비스 장관은 메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영국은 이번 정책 방침으로 (브렉시트) 협상에서 입지가 약해질 것”이라며 “불가피한 현실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메이 총리는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 동시 탈퇴를 의미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해왔지만 영국 내 반발 등에 부딪혀 ‘소프트 브렉시트’로 노선을 전환했다.

 

주요 외신은 데이비스 장관 사임과 관련 “메이 총리가 지난 6일 내각 회의에서 브렉시트 후에도 EU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합의를 이끌어낸데 대한 반발”이라고 평가하며 “메이 정권의 기반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데이비스 장관 사임발표 후 집권 여당 내 강경파들이 “올바른 대응” “메이 총리의 방침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며 갈등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 등 브렉시트 강경파도 사임 의사를 밝힐지 주목해야 한다며 “당내 영향력을 가진 존슨 장관 등이 사임할 경우 메이 총리가 또다시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9일 의회와 보수당원에게 소프트 브렉시트 방침을 설명할 예정이지만 승인을 얻어낼지는 미지수다.

 

miyuki@seoulwi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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