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사태 모면했지만 3분의 1이 ‘불신임’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승인은 여전히 어려울 듯
외신, 표결 전 ‘차기총선 전 사퇴’ 입장 밝힌 게 신의 한수
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표결 내년 1월 21일 실시 전망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집권 보수당의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며 당대표와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의회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은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서울와이어 이동화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열린 신임투표에서 찬성 200표 반대 117표로 승리하며 당대표와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메이 총리가 쫓겨나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100명 이상이 ‘불신임’을 표명하면서 총리의 체면과 위신이 깎였다는 평가다.

 

AFP통신과 BBC 등 외신은 메이 총리가 영국 보수당 하원 신임투표에서 과반의 신임을 얻어 퇴진을 면했지만 3분의 1 의원이 불신임표를 던졌다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 의회 승인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임 결정 후 메이 총리는 “힘든 하루였지만 동료들의 지지를 얻어 기쁘다”고 말하면서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무기명으로 진행된 신임투표 결과 발표 후 총리 지지파는 환호하고 외환시장에서는 영국 파운드가 상승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반발은 여전히 강해 메이 총리 신임 결과가 브렉시트 협상에 순풍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가 투표에 앞서 “다음 총선에서 당수(총리)로 선거전에 임하지 않겠다”고 말해 2022년 차기 총선 전에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지적했다. 차기 총선 전 사임 카드를 내세워 신임투표에서 승리했다는 것.

 

CNN은 불신임 위기는 넘겼지만 메이 총리가 처한 상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면서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거부하는 영국 의회와 재협상을 거부하는 EU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라고 지적했다.

 

집권 여당의 총리 교체 압박을 이겨낸 메이 총리는 13~14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EU 각국 정상과 만나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11일 투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 연기된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 표결은 내년 1월 21일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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