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7만 대 추산, ‘보조금 통제·코로나19·수급 불안’에 흔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고객들이 갤럭시S20의 카메라를 통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고객들이 갤럭시S20의 카메라를 통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채명석 기자] 삼성전자의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0 시리즈의 첫날 개통량이 전작인 갤럭시S10시리즈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프로모션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경기 불황으로 인해 구매의욕이 꺾인 데다가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수급도 원활치 못해 완제품 공급량이 당초 예상보다 적었던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스마트폰 보조금 지급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유통업체들의 불법 보조금 지급 여부를 단속하면서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시작된 갤럭시S20 시리즈의 개통량(자급제 물량 제외)이 약 7만 대로, 갤럭시S10 첫날 개통량(14만 대 수준)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갤럭시노트10의 첫날 개통량인 22만 대에 비해서는 40%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자급제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작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통 3사 번호이동 건수는 1만3000여 건이었다. 통신사별로는 KT가 118명 순감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 33명, 85명씩 순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의 장점으로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즐겨 사용하는 카메라의 성능을 강조했다. 특히 갤럭시S20 울트라의 경우 1억800만 화소 카매라를 탑재해 디지털 일안 반사식(DSLR) 카메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전작보다 높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당장의 실적은 기대에 많이 미지치 못하고 있다.

1월 하순부터 불거진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2월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감이 공포로 번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큰 폭으로 위축됐다. 특히 24일부터 기업과 기관들의 재택․원격업무에 돌입하고 시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길거리 마케팅을 중단한데다가 출근을 해도 퇴근 후 되도록 빨리 귀가하는 등 매장 방문객이 급감해 오프라인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삼성전자가 부품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완제품을 대리점에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것도 판매 위축을 부추긴 또 다른 원인이었다.

여기에 정부의 통제로 이통 3사의 갤럭시S20 시리즈 공시지원금을 갤럭시S10 시리즈의 절반 수준인 17만∼24만원 선으로 책정해 구매부담을 높인 것도 소비자들을 망설이게 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측은 “예약 판매 비중의 약 50%를 차지하는 갤럭시S20 울트라 모델의 초기 물량이 부족한 것도 영향으로, 최대한 빨리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오전 11시부터 갤럭시S20 사전개통 종합상황반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통신사업자 모임인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갤럭시S20 상황반을 가동했다. 상황반에는 각 이통사의 CR(대관팀) 부서 차부장급 실무진들도 참석했다. 상황반은 이통 3사가 갤럭시S20에 대한 공시지원금 외 추가 보조금을 유통망에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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