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공정과 상생의 길을 묻다 (6)
소비자 인식 상승…가격품질+@ 요구
신사업 협업, 환경 사회공헌 인증 활동↑

산업계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사진은 세계 최초 친환경 LNG 추진 벌크 외항선 그린호. 사진=포스코 제공
산업계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ESG 경영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사진은 세계 최초 친환경 LNG 추진 벌크 외항선 그린호. 사진=포스코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산업계를 주도하는 주요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 급변에 대응하기 위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정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들은 봉사활동, 친환경 제품 개발 경영 등 단순하고 빠르게 실천 가능한 정책부터 기업 정책으로 수립했으며, ESG 경영 성과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국제 인증 획득 등 장기적인 정책을 안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그룹 ESG경영 사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계 주요 기업들은 ESG 경영을 실천을 위해 위원회 조직, 합종연횡, 각종 환경 인증, 친환경 사업 투자 등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산업 구조 개편 속도를 따라잡고.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ESG에 기반한 친환경·윤리 경영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의 이러한 행보는 최근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소비 패턴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에 따르면 MZ세대의 52%는 친환경·비건 등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맞는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과 품질은 기본이고 추구하는 가치와 부합 여부까지도 따지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롯데칠성음료의 무라벨 생수가 ‘미닝아웃’소비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업계 최초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ECO’을 출시 올해 1분기 기준 판매량이 500%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도 무라벨 생수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GS25에서 지난해 2월 출시한 무라벨 PB생수는 4월까지 매달 2배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MZ 세대의 소비 인식이 ESG 가치와 부합하면서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한화, GS 등은 그룹 내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실무 전담조직을 구성해 대응하기 시작했다. 각 기업들은 올해 신년사부터 ESG를 강조하면서 위원회의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과 신세계는 상반기 중으로 ESG 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위원회 설치 전까지 ESG 실무위원회로 실무차원 변혁을 준비 중이다.

산업계에서는 내부적으로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동시에 각종 기술협업, 인증을 통한 외부 성과를 내고 있다. 국제 인증 획득은 기본이고 친환경 분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 협력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후 사회 · 환경지표를 계량화해 발표 중이며, SK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설립 후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를 추진한다. SK그룹 8개사와 LG화학 등은 RE 100(Renewable Energy 100%) 가입으로 재생에너지 100% 사용 선언을 한 바 있다.

RE100은 100% 재생에너지 전력 사용을 약속한 기업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수요·공급 증가를 위해 협력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로 2014년 국제 비영리 단체인 The Climate Group과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연합하여 개최한 2014년 뉴욕 기후주간에서 처음 발족했다. 이외에 삼성(7개), 현대차(6개), LG(8개), SK(3개), 롯데(2개) 등 각 그룹 계열사들이 CDP에 참여해 매년 온실가스배출량 등을 공개하고 있다. 

ESG 관련 신사업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수소, 전기차, 재활용 플라스틱, 인공지능(AI) 등의 부문에서 협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과 LG유플러스는 산재예방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해 혁신 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롯데중앙연구소와 한솔제지는 카카오 열매 성분을 활용한 친환경 종이포장재 카카오 판지를 공동 개발하고, 현대차, GS에너지, 한화에너지, 효성중공업 등 10여개사는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체결해 에너지 사업의 ESG 실천에 나섰다.

평등, 안전, 준법, 보건 등 사회적 가치 추구를 위한 원청-하청 관계 개선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Global Supplier Relationship Management) 등 다양한 IT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대제철은 매년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 노동·인권, 환경·관리, 윤리·준법, 안전·보건 등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 중이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친환경 제품 생산에 집중한 기업의 수도 상당하다. 특히 유통업계는 기업 차원에서 탄소, 폐플라스틱, 에너지효율 최적화, 재생에너지 도입 등에 집중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대형마트 최초 샴푸‧바디워시 리필 매장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도입했다. 이마트는 해당 매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향 특화 샴푸 3종과 바디워시 7종의 상품을 리필 형식으로 판매한다.

또한 해당 매장에서는 맞춤형 화장품법에 따라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가 제품을 직접 리필 해준다. 고객들은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PCR (Post-Consumer Recycled) 플라스틱 전용 리필 용기(300‧500ml)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이마트는 상반기 내 ‘에코 리필 스테이션’ 2개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락앤락과 협업해 폐플라스틱 10톤을 재활용한 ‘탄소ZERO 파렛트’를 상용화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탄소ZERO 파렛트’ 1개 제작에 들어가는 폐플라스틱은 28kg으로 이를 폐기할 때 발생하는 탄소는 약 67.2kg에 달한다.CJ대한통운은 해당 파렛트 300개를 폐플라스틱으로 제작하면 약 2만160kg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자사 해외 거점에서의 사용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KT&G는 ESG 기획팀, 에너지환경기술팀 등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며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냈다. KT&G는 이를 통해 전사적 ESG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에너지 효율 최적화, 신재생에너지 도입, 환경친화적 제품 설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제2차 선언식에 참석해 오는 2030년까지 현재 보유한 업무용 차량을 전부 친환경차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KT&G는 ‘K-EV100’ 선언을 시작으로 사업장의 모든 차량을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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