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예비심사 신청서 제출… IPO 본격 돌입
"기업가치 최소 6조원에서 최대 8조원 평가"
업비트 후광효과·재무적투자자 약속 조기이행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0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나섰다. 국내증시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상장을 강행하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30일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나섰다. 국내증시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상장을 강행하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케이뱅크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나섰다. 국내증시 부진이 지속하는 가운데에도 상장을 강행하는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케이뱅크가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JP모건, 씨티증권이 맡았다. 공동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상장심사에 통상 2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9월께 예비심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후 기관 및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하며 늦어도 11월까지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 증시 불황 속 상장 추진 배경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불안에 국내증시는 부진한 모습이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미루며 IPO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위축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불안에 국내증시는 부진한 모습이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미루며 IPO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위축됐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불안에 국내증시는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코스피는 올해 초 대비 22%가량 빠졌다. 1일에는 2300선대마저 무너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앞으로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큰 폭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증시가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기대를 모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미루며 IPO 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위축됐다. 현재까지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대명에너지,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6곳이 기대만큼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시장 상황이 반전되길 기다리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케이뱅크가 상장을 서두르는 데는 업비트 후광 효과가 남아 있는 현 상황이 상장에 유리하다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전체 예수금은 11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업비트에 예치된 금액은 5조5600억원으로 절반에 달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업비트의 폭발적인 고객 및 투자수요 확대가 케이뱅크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며 “2020년 말 3조8000억원에 불과하던 예금은 지난해 말 11조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고객 수도 동기간 219만명에서 717만명으로 늘었다. 결국, 업비트의 성장이 케이뱅크 고객 활동성 지표 개선으로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 업종이 주목된 점도 상장을 서두르는 이유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은행주가 경기침체 및 은행권의 여신 부실화 우려 확대로 주춤한 상황이지만, 은행의 경상 실적 자체가 여전히 양호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점진적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적투자자(FI)들을 유치하며 2026년까지 상장을 완료하기로 약속한 것을 조기에 이행하는 측면도 있다. 당시 베인캐피탈·JS신한파트너스·MBK파트너스 등이 주주명부에 새로이 이름을 올렸다.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2026년까지 상장이 이뤄지지 못하면 FI의 일부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 기업가치 최대 8조원 vs 5조원 이하

 기존 금융사들뿐만 아니라 토스 등 새로운 경쟁사들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5조원도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기존 금융사들뿐만 아니라 토스 등 새로운 경쟁사들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5조원도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를 최소 6조원에서 최대 8조원으로 본다. 지난해 모건스탠리는 케이뱅크 기업가치에 대해 “보수적으로 잡아도 8조원”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여수신 경쟁력에서 파생된 높은 성장성과 차별화된 수익성만으로도 기업가치 6조원, 주가순자산배율(PBR) 3.5배라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배수다. 

백 연구원은 “속도감 있는 증자와 시스템 정비, 영업 강화로 경쟁력이 강화된 점이 인상적”이라며 “올해 1분기 원화 대출금은 7조8000억원으로 2020년 말(3조원) 대비 161% 증가했고, 100% 비대면으로 구현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출시는 향후 시장 침투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분기 0.4%에 불과한 은행 대출 시장점유율은 2026년 말 1.3%까지 개선될 것”이라며 “원화 대출금 잔액은 동기간 3.9배 커진 3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평했다. 

2016년 설립된 케이뱅크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45억원, 225억원으로 출범 이후 첫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3조3336억원, 자기자본 규모는 1조7381억원이다.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로 지분 34.0%를 보유했다. 2대 주주는 우리은행(12.7%)이다. 이외 베인캐피탈(8.3%), MBK파트너스(8.3%), 카니예 유한회사(6.2%), JS신한파트너스(5.2%) 등도 주요 주주다.

반면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5조원도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존 금융사들뿐만 아니라 토스 등 새로운 경쟁사들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토스앱의 5월 월간순이용자는 1370만명, 토스뱅크 자체 이용자는 약 300만명으로 추산된다. 시중 은행들 또한 인터넷은행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의 스타뱅킹은 5월 순이용자를 1110만명까지 끌어올리며, 1년새 두자릿 수 가까이 덩치를 키웠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금융(IB)에서 계속 몸값을 띄우고 있으나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말 기준 자본총액(순자산)은 약 1조원 후반, 카카오뱅크의 추정 PBR 약 3배를 곱하면 5조원 수준이다. 여기에 할인율 일부 적용을 감안시 적정 몸값은 더 내려가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올해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예수금 증가율이 지난해 말 대비 2%에 그쳐 경쟁사인 토스(34%), 카카오뱅크(9.1%)에 비해 상당히 저조하다”며 “예수금 증가속도 둔화, 디지털자산 시황 부진에 따른 성장성 우려, 경쟁사의 주가 하락 요인 등이 케이뱅크 IPO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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