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데브시스터즈 등 진출 성공사례
세계 최대 게임시장… 문화적 차이 해소가 관건

한류가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은 가운데 K게임의 위상도 최근 몇 년간 급상승했다. 과거 해외 진출이라고 하면 동남아와 중국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K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주요 개발사들의 진출국 현황을 살펴보고 성장 가능성을 따져본다.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아마존을 통해 로슽트아크의 북미, 유럽 지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동시접속자 역대 2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는 중이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월 아마존을 통해 로슽트아크의 북미, 유럽 지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동시접속자 역대 2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얻는 중이다. 사진=스마일게이트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과거 엔씨소프트(엔씨)의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 이후 K게임이 미국과 유럽에서 흥행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최근에는 그 양상이 바뀌어 모바일과 PC 플랫폼 모두 진출 성공작이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개발사들은 미국·유럽 시장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왔다. 콘솔 플랫폼의 싱글플레이를 즐기는 미국, 유럽 사용자는 기본적으로 게임을 소비하는 문화가 국내 사용자들과 달랐다. 국내 개발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현지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북미·유럽 장벽 뚫었다

올 들어 북미에서 가장 인기있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꼽으라 한다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손가락 안에 들어온다. 

엔씨의 ‘길드워’, ‘블레이드앤소울’,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등도 현지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트위치, 유튜브 등 인터넷방송을 포함해 스팀 플랫폼 사용자들이 가장 호응하는 게임은 로스트아크다. 12일 기준 로스트아크의 접속자 순위는 7위로 집계됐다.

스마일게이트는 글로벌시장 진출 당시 목표를 동시접속자 20만명을 예상했으나 이를 상회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K게임의 건재함을 보여줬다. 아마존은 앞서 ‘뉴월드’ 서비스로 역할수행게임(RPG) 사용자 유입을 노렸다가 실패한 바 있다. 아마존에게 로스트아크는 역전의 발판이 된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개발작 TL의 북미 유럽 배급을 두고 아마존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는 개발작 TL의 북미 유럽 배급을 두고 아마존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아마존은 K게임으로 재미를 본 뒤 엔씨를 필두로 국내 개발사들과 접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가 개발 중인 쓰론앤리버티(TL)의 글로벌 배급사를 두고 양사가 논의 중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로스트아크 효과를 본 아마존이 K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나비효과로 국내 개발사들에 대한 서구권의 시선이 달라졌고 기존에 입지를 다졌던 게임들도 다시 인기를 끄는 중”이라고 말했다.

◆시장 진출 안정화는 아직

스마일게이트를 제외하더라도 크래프톤, 데브시스터즈 등 미국·유럽시장에 진출한 개발사들은 많다. 초반 기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전략을 수정하는 사례도 나온다. 성공적으로 데뷔했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뉴비’인 셈이다.

쿠키런:킹덤을 지난해 미국에 선보인 데브시스터즈는 초반 흥행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올 2분기 실적은 매출액 533억원, 영업손실 22억원, 당기순손실 23억원 등이다. 현지 앱스토어 인기순위가 미국 기준으로 매출 3위에서 4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데브시스터즈는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이 용이한 게임 특성을 살려 대규모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지난 7월 디즈니와의 협업으로 이후 2주간 쿠키런:킹덤 해외 사용자 수는 지난달 대비 신규 사용자수 45%, 평균 일간활성이용자수(DAU) 29%, 결제 유저수 168% 이상 증가했다. 

업계는 이런 문제가 데브시스터즈만의 것이 아니라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데브시스터즈는 협업과 신작으로 위기를 돌파할 여지가 있다”며 “북미·유럽시장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IP의 친숙도를 올리고 현지화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킹덤과 외부 IP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규 사용자 유입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사진=데브시스터즈 제공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킹덤과 외부 IP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규 사용자 유입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사진=데브시스터즈 제공

◆전략적 선택이 관건

업계는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시장 안착을 위한 전략을 크게 몰입할 수 있는 IP 제공,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함 두 가지라고 분석했다. 모두 즐거운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데 방점이 찍힌 셈이다. 개발사들은 트리플에이(AAA)급 게임으로 IP를 확장하면서 현지 감성에 맞는 출시작을 통해 이를 충족하려 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K게임이 첫 단추를 잘 꿰었고 이 다음이 중요해졌다”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게임들이 하반기 연달아 선보여질 예정인데 자신의 색을 읽지 않으면서 북미·유럽 감성을 얼마나 이해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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