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가 5% 가까이 급락, 140달러 초반대로 추락
BofA,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가도 하향조정
"유럽 소비 경기 둔화로 아이폰14 판매량 줄어들 것"

애플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의견 하향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다. 사진은 명동 애플스토어 3호점. 사진=서울와이어 DB
애플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투자의견 하향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다. 사진은 명동 애플스토어 3호점.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애플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이례적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5% 가까이 빠졌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 대비 4.91% 하락한 14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6% 이상 급락했다가 낙폭을 다소 줄였다. 지난 1월4일 장중 기록한 역대 최고치(182.94달러) 대비 22.12%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글로벌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GC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다.

왐시 모한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애플 주가가 올 들어 지금까지 시장 벤치마크에 비해 큰 폭의 초과수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증시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소비자 수요가 약화하면서 애플 실적 추정치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 같은 주가 초과수익이 어려워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모한은 애플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6.24달러에서 5.8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거시 경제 전망이 취약해지면서 애플에는 많은 단기적인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지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아이폰14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고 봤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은 유럽에서 아이폰14 판매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이폰14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 제품 대기시간이 유럽에서는 길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유럽에서의 소비 경기 둔화가 나타나며 아이폰14 판매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만약 아이폰14 고가 모델 판매가 유럽 영향으로 크게 늘지 않는다면, 전체 평균판매단가 상승을 통한 저가 모델 판매 감소 영향을 상쇄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폰 모델은 가격이 더 비싼 프로형(프로·프로맥스)과 기본형(일반·플러스)으로 나뉜다. 현재 아이폰14 수요는 프로형에 쏠리고 기본형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모한은 애플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6.24달러에서 5.8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거시 경제 전망이 취약해지면서 애플에는 많은 단기적인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쳐
모한은 애플의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6.24달러에서 5.8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거시 경제 전망이 취약해지면서 애플에는 많은 단기적인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CNBC 유튜브 캡쳐

모한은 “경기침체로 서비스 매출도 단기적으로 둔화할 수 있어 주가와 상관관계가 높은 총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며 “그 외에도 아이패드와 맥 판매도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3 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량을 2억1900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억4500만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이패드 매출액 역시 시장 예상치인 310억달러보다 90억달러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27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부품 공급업체에 하반기 아이폰14 제품군 600만대 추가 생산을 위한 부품 생산 계획 철회를 통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애플 주가의 향방은 신제품 아이폰14의 실수요 성적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인플레이션, 환율 영향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10월 이후 실수요가 부진할 경우 추가적인 주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수요 둔화 경고 등은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통화정책과 함께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미국 달러화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나타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날 로젠블라트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도 160달러에서 189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바톤 크로켓 연구원은 최근 미국 성인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신형 아이폰14에서 가장 고가인 프로맥스와 프리미엄급인 ’울트라워치‘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강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크로켓은 “설문조사 결과 29%가 이미 아이폰14를 구매했거나 향후 12개월 이내에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며 “이는 미국에서 아이폰14를 원하는 사람들이 7500만명에 달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올 하반기 생산 목표치를 원래 계획했던 수준으로 되돌렸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평균판매단가(ASP)가 더 높은 더 비싼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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