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애플 수주량 의존도 위험 의견 나와

애플이 아이폰14의 증산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수요만 감당할 계획이다. 사진=애플 제공
애플이 아이폰14의 증산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수요만 감당할 계획이다. 사진=애플 제공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애플이 ‘아이폰14’ 수요 저조로 증산계획을 철회했다. 외부변수로 수요가 밑돈 탓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준비하려던 애플의 증산계획은 최소 600만대 이상이었다고 29일 밝혔다. 블룸버그는 증산이 철회되면서 아이폰14의 초도물량은 9000만대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13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신 생산 수요에는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급형 모델보다 프로모델에 대한 수요가 더 많은 것이 원인이다. 애플은 기기 생산을 담당하는 업체에 고가 모델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 공포가 기기 수요 억제로 이어졌다고 본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6.5% 줄어든 12억70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나빌라 포팔 IDC 연구원은 "업계는 지난해부터 공급은 늘어났지만 수요가 제한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미 재고가 쌓였고, 수요 침체가 조만간 회복되리라는 조짐도 없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은 국내 기업 중 애플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아이폰 흥행에 따라 매출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은 국내 기업 중 애플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아이폰 흥행에 따라 매출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LG이노텍 제공 

국내에서는 애플 의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LG이노텍이 일부 피해를 입었다. LG이노텍의 매출에서 애플의 비중은 지난해 75%까지 올랐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이후 애플에 대부분의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아이폰 수요가 늘어날수록 카메라 모듈 수주도 증가했으나 이번 아이폰14는 기류가 달라진 셈이다. 이로인해 지난해 증설을 결정한 경상북도 구미공장에 투입한 1조4000억원은 일부 손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재팬디스플레이(JDI)같은 사례가 되지 않도록 LG이노텍도 수주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JDI는 애플에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다가 공장을 증설했다. 이후 아이폰6s의 흥행실패로 공장 증설 중단과 자금난을 겪었고 이후 샤프에 매각됐다.

일본 현지언론은 LG이노텍도 JDI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애플의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닛케이는 "LG이노텍의 눈부신 매출 성장은 잠재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며 "애플에 너무 많이 의존하는 건 위험한 베팅"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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