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안채영 기자] 올해 대기업이 정부·공공기관 발주 사업에서 따낸 계약 규모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확대되지 않으면서 건설과 자재 업종의 수주량이 빠르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분석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곳 중 올해 10월까지 나라장터를 통해 공공사업을 따낸 곳은 168개다. 이들이 확보한 금액은 약 7조5035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3997억원에서 약 5조9000억원 줄어든 셈이다.
정부가 경기 하강을 방어하기 위해 SOC 투자를 늘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예산 기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양상은 건설·건자재 업종에서 가장 뚜렷하다. 지난해 약 8조8000억원에 달했던 수주액이 올해 4조7685억원까지 40% 이상 줄었다. 전체 공공사업에서 해당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조달 시장 위축을 사실상 이 부문이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대우건설은 올해만 9867억원을 확보해 업계 1위에 올랐다. 불과 1년 전 같은 기간 1551억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500% 넘는 증가 폭이다.
강원 홍천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6155억원)를 대규모로 따냈고, 부산항 진해신항 남측 방파호안 축조(3272억원), 수원당수 외곽 소음저감시설 공사(440억원) 등 공공 프로젝트를 연속 확보했다. SOC 예산이 줄었음에도 오히려 공격적으로 입찰에 나서 시장 존재감을 키운 셈이다.
2위는 계룡건설산업으로 총 6705억원 수주가 확인됐다. 부산신항~김해간 고속도로 건설(2217억원), 대전도시철도 2호선 12공구(1865억원), 인천뮤지엄파크 조성(901억원) 등이 주요 계약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5969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당진기지 저장탱크 건설(5573억원)과 고리1호기 비관리구역 해체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업종별 비중을 보면 건설·건자재가 4조7000억원대로 전체의 약 64%를 차지하며 여전히 공공 조달시장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뒤이어 조선·기계·설비(9146억원), 통신(6491억원), 서비스(4814억원), IT전기전자(174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