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소비침체 등 내수시장 한계
베트남·몽골·일본 등 해외 공략 집중

유통업계에서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사진=픽사베이
유통업계에서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사진=픽사베이

고(高)물가에 고금리, 저(低)성장을 기록한 계묘년(癸卯年)을 보내고, 기대를 품고 있는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았다.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가 여전히 대한민국 경제 성장을 붙잡고 있지만, 주요 산업에서는 혁신과 초격차를 바탕으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청룡처럼 비상할 수 있는 대한민국 핵심 산업을 집중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유통업계가 내수시장 한계를 넘어 글로벌 진출에 사활을 건다. 유통업계는 올해도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전반적인 사업 전략을 재정비한다.

◆영토확장 나선 백화점·대형마트

지난해 백화점업계는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전환과 리오프닝 바람을 타고 일상 회복을 기대했으나 경기침체와 고물가 속 소비 감소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명품 ‘보복소비’가 줄면서 역기저 효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백화점 명품 매출은 -1.6%를 기록하며 같은해 8월 이후 4개월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백화점 명품 카테고리가 4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03년 7~10월 이후 20년 만이다.

대형마트 상황도 비슷하다. 대형마트 매출은 2013년 39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4조7739억원으로 축소됐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온·오프라인시장 모두에서 대체제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에서는 쿠팡이 최대 적수로 떠올랐고 오프라인에선 편의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내수시장 성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계산이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문을 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시작으로 베트남을 한국과 일본에 이은 ‘제3의 거점국’으로 삼아 동남아 진출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전망이다. 롯데마트 역시 베트남을 중심으로 대규모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9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4년 만에 신규 매장 ‘몽골 이마트 4호점’ 바이얀골점을 개장했다. 베트남에서도 현지 파트너사인 타코 그룹과 함께 이마트 3호점을 최근 출점했다. 이마트는 해당 점포를 동남아시장 공략 허브로 삼을 계획이다.

뷰티·식품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뷰티·식품업계가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뷰티·식품업계 글로벌 진격 박차

화장품업계에선 세계 3대 화장품시장으로 꼽히는 일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초 일본은 자국 화장품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만 K뷰티 열풍이 불면서 국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한 화장품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수입화장품협회에 따르면 2022년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 내 한국 화장품 비중은 23.4%로 프랑스(23.0%)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 비중은 25.6%를 기록해 프랑스(22.6%)와 격차를 벌렸다.

식품기업들은 침체한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는 식품업계가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은 해이기도 했다.

국내 주요 식품 상장사 16곳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총 1조22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한 수준이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6.7%로 나타났다. 식품업체들은 해외사업 호조세를 수익성 개선의 이유로 꼽았다.

이에 올해도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이 전망된다. CJ제일제당, 오리온, 농심, 삼양라운드스퀘어 등 식품업계들은 오너 3세를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젊은 감각을 필두로 경영 환경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인구는 5000만명인 것에 비해 전 세계 인구수는 81억명에 달한다. 시장이 작은 국내에선 시장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며 “최근 국내기업들은 K-콘텐츠 영향으로 수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올해에도 해외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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